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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우려 러시아…'꾸준한 금 사랑' 눈길

입력 : 2014.12.19 08:13|수정 : 2014.12.19 08:13


유가 폭락에 휘청대는 러시아가 금을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배경이 주목됩니다.

세계금위원회(WGC)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133.48톤의 금을 사들였습니다.

올해 러시아가 사들인 금을 대략적인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54억 달러 수준이라고 대우증권은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금 보유량은 1천168.7톤으로 올해 들어 13% 늘었습니다.

금이 러시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2%에 달했습니다.

러시아의 금 매입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계속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WGC 자료를 보면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2005년 말에 387톤에 불과했으나 금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2008년(520톤) 500톤을 넘어섰고 2010~2012년에 각각 789톤, 883톤, 958톤에 이어 지난해(1천35톤)에는 1천톤을 돌파했습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금 매입에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흐름에 비춰 올해 들어 증가세가 가팔랐다는 점에 있습니다.

대우증권은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에서 러시아 비중이 2012년 17%, 2013년 22%였으나 올해는 55%가 넘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루블화 약세 영향으로 외환보유고의 운용 여력이 빠듯해지고 있는 러시아가 반대로 안전자산인 금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는 점은 어떤 극단적인 이벤트까지 염두에 두는 준비일 수도 있다"며 배경에 주목했습니다.

금값이 급격하게 오른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을 대거 사들인다는 의미는 만일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그는 봤습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달러화 가치와 거꾸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리스크 분산 효과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러시아의 금 보유량은 각국 중앙은행 중에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5위에 올라 있습니다.

러시아처럼 산유국인 베네수엘라(14위)와 사우디아라비아(15위)도 20위권에 듭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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