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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방치하고 질식사고 유발…무책임한 장애인시설

입력 : 2014.12.18 11:28|수정 : 2014.12.18 11:36


경기도의 장애인거주시설 두 곳에서 보호·감독 소홀로 성추행과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인권위는 해당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일하는 생활재활교사 박모(26·여)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해당 지자체에 행정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4월 경기도의 A장애인거주시설과 이곳에서 분리·설립된 B장애인거주시설에서 거주인 간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는데도 이를 방치하고 있으며, 보호·감독 소홀로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됐습니다.

시설 종사자가 거주 장애인에게 청소나 세탁 등 허드렛일을 부당하게 시킨다는 내용도 진정에 포함됐습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시설은 과거부터 일부 거주인간 부적절한 성관계나 성추행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도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가 피해 사례를 조사하거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A시설에서는 2010년 11월 재활교사 박씨가 음식에 집착하는 중증 지적장애인에 대한 주의를 게을리해 찹쌀떡을 먹던 40대 장애인이 기도가 막히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장애인은 뇌경색으로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B시설로 옮겨 근무하던 중 지난 3월 중증 지적장애인 간 다툼을 말린다며 힘으로 잡아끌었다가 골절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상해를 입힌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B시설은 거주하던 장애인이 온몸에 결핵균이 퍼진 상태에서 폐렴과 신부전증으로 사망, 수사기관의 부검이 이뤄지기 전까지 그의 질병 상태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장애인은 2012년 7월 건강검진에서 폐질환 의심 소견을 받았지만 추가 진료를 받지 못했고 시설에 간호사가 배치되지 않아 방치됐다가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시설의 일부 재활교사는 기능이나 인지력이 나은 장애인들에게 강제로 다른 장애인의 침구를 정리하거나 세탁·청소하는 일까지 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권위는 재활교사 박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또 두 시설이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을 위반한 것에 책임을 물어 필요한 행정조치를 취하고, 더는 이러한 인권침해 피해가 없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해당 지자체에 권고했습니다.

인권위는 아울러 두 시설 원장에게 시설 내 성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거주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안전사고가 없도록 시설 종사자를 비롯한 내부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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