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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주민의 날'…한국 '이민수지' 만성 적자

입력 : 2014.12.18 10:19|수정 : 2014.12.18 10:19

지난 10년간 해외 이민자가 귀화자보다 7만 명 많아


18일 유엔 총회가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은 가운데 한국 국적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떠난 사람이 우리나라로 귀화한 이들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만성적인 '이민수지 적자국'이란 얘기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국적 이탈·상실자는 22만1천662명, 귀화 또는 국적 회복자는 14만8천856명이었다.

연평균 2만2천여 명이 한국을 떠났지만 이보다 7천여 명 적은 1만5천 명가량이 빈자리를 채웠다.

이 기간 귀화·국적 회복자가 국적 이탈·상실자보다 많았던 때는 2009년 단 한 번뿐이었다.

올해는 1∼10월 1만6천843명이 국적 이탈·상실 신고를 했고 1만1천820명이 귀화·국적 회복 허가를 받아 5천23명의 국민이 줄었다.

국적 이탈·상실자는 대부분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이들이다.

귀화자는 중국동포를 포함한 중국, 베트남 출신 결혼 이민자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국적 회복자 중 상당수는 중국동포다.

유학이나 취업 이주 등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우리나라는 유입 이주민보다 밖으로 나가는 이주민이 더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e-나라지표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8만5천923명이었지만 외국 대학의 우리 유학생은 23만9천213명으로 거의 3배였다.

다른 나라에서 초·중·고교에 다니는 우리 국민도 1만2천374명이나 됐다.

정확한 통계 산출이 어렵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국가의 영주권을 취득한 우리 국민 숫자도 우리나라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 숫자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고 이주 문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따라서 국내 이주민 처우 수준의 협소한 개념에서 벗어나 더 보편적인 개념으로 이주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많은 우리 유학생, 교민, 이민자가 외국에서 합당한 처우를 받으려면 마땅히 우리 사회부터 세계적 기준에 맞게 내부의 이주민들을 따뜻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한숙 이주와 인권연구소 소장은 "미국에서도 아시아계 주민 가운데 한국계가 큰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사람이 들어오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며 "이민 정책 측면에서도 상호주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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