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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세월호 수사…해외도피 유혁기 오리무중

입력 : 2014.12.17 08:18|수정 : 2014.12.17 08:18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일가와 측근 대부분이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유 씨 장남 대균(44)씨 등은 항소해 2심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와 김필배(76) 문진미디어 전 대표 등 최측근들도 최근 재판에 넘겨져 법의 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는 8개월째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숨진 유 씨와 함께 경영 비리의 핵심으로 꼽힌 유씨 차남 혁기(42)씨가 해외에서 여전히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에 따르면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검찰은 인터폴에 요청해 미국 영주권자인 혁기 씨에 대해 적색수배령을 내렸습니다.

또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8개월째 혁기 씨의 소재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벗어나 남미나 프랑스 등 제3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8월 검찰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이 열심히 추적하고 있다. 은신 의심 지역은 아는 것 같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혁기 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최근 혁기 씨는 한국의 예금보험공사(KDIC)로부터 재산몰수 소송을 당하자 미국의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미국 맨해튼의 저커맨 스페이더 로펌의 숀 나운튼 변호사로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을 때 변호를 맡았습니다.

변호사 선임 사실이 확인되면서 혁기 씨는 도피 생활 중에도 자신과 부친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체포에 대비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미국 사법당국이 혁기 씨 신병을 확보하더라도 미국 영주권자인 그를 국내로 강제 송환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검찰은 1997년 세모 부도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유 씨가 혁기 씨와 김 전 대표를 통해 사실상 계열사 사장들을 지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 전 대표가 지난달 자수 의사를 밝히며 7개월의 미국 도피 생활을 끝내고 자진귀국해 재판에 넘겨진 만큼 검찰 수사는 사실상 혁기 씨에 대한 신병 확보만 남았습니다.

실제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씨 측근 8명의 공소장에 적시된 거의 모든 범죄 사실에 유 씨와 김 전 대표 외 혁기 씨가 공범으로 등장합니다.

계열사 대표 8명 중 일부는 1심 재판에서 혁기 씨와 김 전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혁기 씨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액수는 559억 원입니다.

장남 대균 씨의 범죄 혐의 액수가 73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혁기 씨는 492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장녀 섬나(48)씨와 함께 일가의 경영비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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