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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차두리의 마지막 꿈은 이루어질까

입력 : 2014.12.16 09:22|수정 : 2014.12.16 09:22


차두리(34, 서울)가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꿈을 꾸고 있다. 반 세기 넘도록 한국 축구의 비원이었던 아시안컵 우승이다.

울리 슈틸리케(60, 독일)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시즌이 한창인 유럽파와 중동파를 제외하고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로만 짜여진 28인 명단이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이 제주에 모였는데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과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지는 동아시안컵을 모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차두리가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55년간 한국 축구의 비원이었던 아시안컵 우승이 그의 마지막 목표다. 차두리는 지난 2004, 2011년 아시안컵 출전 이후 세 번째 아시안컵 참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도 호주행 보증수표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무한경쟁을 선언했지만 그의 경험과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고려했을 때 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차두리는 지난 15일 전훈이 펼쳐지는 서귀포 시민축구장 그라운드를 밟은 뒤 "대표팀 소집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새롭고 어린 선수들도 많이 들어왔다. 나이든 형으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휴가 기간이지만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시안컵에 출전하게 되면 국가대표로서 나의 마지막 대회다. 대표팀서 후배들과 하루하루 지내는 게 큰 즐거움이자 선물이다. 재밌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즐거워 했다.

차두리의 시선은 오직 한 곳을 향한다. 지난 1956, 1960년 2연패 달성 이후 한국에 허락되지 않은 아시아 정상의 자리다. 차두리는 "한국이 아시안컵에 출전할 때마다 항상 목표는 우승이었다. 나도 두 차례 나가본 아시안컵서 한국은 충분히 우승 전력을 갖췄다"면서 "(이번에도 역시) 우승을 목표로 출전할 것이고, 나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경기장에 나가든 안 나가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서 마지막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차두리에게 제주는 기분 좋은 땅이다. 2주 전 소속팀 서울이 기적을 써낸 장소다. 제주의 안방에서 2-1 역전 드라마를 상영한 서울은 두 팔 벌려 포효했고, 수원에 1-2로 역전패한 포항은 고개를 떨궜다. 극적으로 골득실에서 앞선 서울이 3위를 차지하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차두리는 "2주 전 K리그 최종전서 기적 같이 ACL 티켓을 따낸 뒤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났다. 제주도는 항상 다시 오고 싶은 곳"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그에게 제주 전훈은 태극마크를 달고 치르는 마지막 국내 훈련이다.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는 아시안컵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고 싶다."

'태극전사' 차두리의 마지막 꿈이 영글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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