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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든 비닐봉지 들고 활보했다니…주민들 '공포' 호소

입력 : 2014.12.15 16:26|수정 : 2014.12.15 16:32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이 시신을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원지역 주민들은 검은 비닐봉지 공포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은 훼손한 시신 가운데 몸통은 팔달산 등산로에, 머리 등 일부 신체부위는 수원시 오목천동 야산에 버렸고 모두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운반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수원에서 특히 중국인이나 중국동포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온갖 물건을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 다니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지만 이 사건 이후 검은 비닐봉지가 달리 보이고 섬뜩한 느낌마저 갖게 된다는 수원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15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재개발구역에는 여기저기 검은색 비닐봉지가 널브러져 있는데 재개발사업 진행으로 원주민들이 이사를 나가면서 버리고 간 것과 공폐가가 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갖다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민 이모(62·여)씨는 "이젠 검은색 비닐봉지만 봐도 무섭다"며 "재개발 구역뿐 아니라 동네 곳곳에 버려진 검은 비닐봉지가 많아 혹시 그안에 뭔가 들었을까봐 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한 주민은 수색 중인 경찰관을 만나자 "검은 비닐봉지가 집 근처에 있는데 함께 가서 좀 확인해 달라"며 동행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팔달산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경찰이 수차례 수색한 곳이지만 지난 14일 박이 매장한 피해여성 김모(48·중국 국적)씨의 다리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은 더 줄었습니다.

평소 팔달산 등산을 자주한다던 한 경기도청 공무원은 "점심식사 후 시간이 남으면 간단히 산에 오르곤했는데, 요즘엔 찝찝해서 못가고 있다"며 "어디서 또 어떤 부위가 발견될 지 몰라 겁난다"고 전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 4일 처음 상반신 토막시신이 발견되고 나서 수색장소에 가보니 등산로 주변에 여기저기 쓰레기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가 많이 보였다"며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박은 이달 3일 새벽 토막시신을 등산로에 버린 것으로 보이는데, 하루가 지난 4일 오후 신고자가 발견할 때까지 이를 이상하게 여긴 등산객이 없었을 정도로 주변에 비닐봉지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이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던 매교동이나 교동 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도심이다보니 골목 곳곳에 쓰레기가 모여진 곳이 눈에 띄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검은 비닐봉지는 두세개씩은 찾을 수 있습니다.

평소같으면 아무 관심도 갖지 않을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오원춘 사건에 이은 '박춘봉 사건'에 이곳 주민들은 검은 비닐봉지를 보면 피해다니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이번 사건도 있고 하니 시에서 나와 검은 비닐봉지 좀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수원시 팔달구 관계자는 "거리에 버려진 검은 비닐봉지 등 쓰레기는 인력을 투입해 최대한 신속히 치울 계획"이라며 "현재 야간에도 인력을 배치해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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