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前 수장들 "심문으로 테러막고 많은 목숨 구했다"

미국 상원이 공개한 미 중앙정보국, CIA의 고문 실태 보고서와 관련해 전직 CIA 간부들이 심문 프로그램을 통해 숱한 테러를 막아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조지 테닛과 포터 고스, 마이클 헤이든 등 전직 CIA 국장 3명과 부국장 3명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이 같은 내용의 공동 기고문을 내고 상원 보고서 내용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상원 보고서는 사실·해석의 오류로 왜곡돼 있고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며 "근본적으로 부실할 뿐만 아니라 9·11 이후 다수 미국민을 보호해온 CIA에 대한 당파적 공격"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전직 국장들은 CIA의 심문 프로그램이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9·11 테러 이후 혼란과 전시라는 특수성 때문이었으며, 부적절한 상황 발생 시 상원이 승인한 CIA 감사관이나 법무부에 보고했다고 항변했습니다.

'고문 프로그램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상원 보고서의 주장에 대해서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인 아부 주베이다와 9·11 테러를 주도한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를 예로 들면서 "알카에다 고위 조직원을 체포하고 여러 테러계획을 무산시켜 인명을 구하는 데에 심문 프로그램이 귀중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아울러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CIA 요원들이 법으로 허가받은 민감한 작전에 몸담았다가 차기 행정부에서 정치적 의도에 따른 조사와 견책을 당할 가능성을 걱정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CIA와 협력해온 외국 정보기관이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며, 테러세력들에도 빌미를 제공해 결과적으로는 미국과 우방국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