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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토] 사형 앞둔 윤봉길 애도한 中 군인 편지

입력 : 2014.12.11 06:46|수정 : 2014.12.11 07:39


일제를 상대로 폭탄 의거를 감행한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1908~1932) 의사가 사형당하기 전 중국의 한 군인이 그의 죽음을 미리 애도하며 헌사한 만시 성격의 글이 발견됐습니다.

윤주 매헌기념관장은 과거 '매헌 전집' 편찬을 위해 수집한 자료 가운데서 린이창이라는 중국 군인이 쓴 이같은 글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글의 출처는 1932년 중국에서 발행된 간행물 군사잡지 제46기 말미에 수록된 '한국 지사 윤봉길의 짧은 전기' 기사입니다.

그해 4월29일 윤 의사는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거사를 일으키고 붙잡혀 같은 해 12월19일 순국했습니다.

지은이는 '참모본부 고급참모 린이창'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기사에 "윤봉길 열사의 죽음을 미리 슬퍼하며"라는 설명이 붙은 점으로 미뤄 윤 의사 순국 전 쓴 글로 추정됩니다.

한문으로 5·7자 구조가 반복되지만 정형화된 한시는 아닙니다.

'천둥소리가 잠든 봄을 일깨웠으니, 폭탄 하나가 갇혔던 망국의 한을 열어젖혔노라 / 정성과 충정을 조선 천지에 알렸으니, 가신 이의 향기가 길이 기억되리라' 윤 관장은 "이 글은 윤 의사에게 바친 최초의 만시"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시는 죽은 이를 애도하고자 쓴 시입니다.

린이창의 글이 실린 군사잡지 기사에는 윤봉길의 일생도 간략히 소개됐습니다.

그의 출생지와 가족관계, 학력부터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가담하고 폭탄 투척 의거를 일으키기까지 과정 등이 기록됐습니다.

윤 관장은 "이 기사에는 중국 군인의 글뿐 아니라 윤 의사가 망명 이후 칭다오에 도착하기 전 만주지역 독립운동 기지를 살펴봤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있어 사료적 가치도 작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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