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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오원춘' 악몽 현실로 드러나나

입력 : 2014.12.10 21:32|수정 : 2014.12.11 07:37


수원 팔달산에서 발견된 토막시신의 가슴과 등 부위가 인위적으로 훼손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사건이 2년여 전 오원춘 사건을 떠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어제(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토막시신 정밀 부검결과를 통보받으면서 부검당시 찍은 사진도 전달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신의 가슴과 등 부위가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시신의 가슴쪽은 근육과 지방 등은 그대로 있지만 피부 일부가 훼손됐고, 오른쪽 등 부위는 뼈가 보일 정도로 살점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앞서 경찰이 국과수로 시신을 인계할 당시엔 시신에 이물질이 묻어 얼어 있는 상태여서 육안으로 훼손 사실을 판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심장, 간 등 주요 장기가 사라진 시신의 상반신만 발견된 것으로도 충격적이던 이번 사건에 살점 훼손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2년여 전 오원춘 사건과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머리와 사지 등 시신의 나머지 부위와 주요 장기, 훼손된 상반신 살점 등이 발견되지 않은 터여서 범인이 시신을 100 조각 이상으로 훼손해 일일이 봉지에 담아 처리하려 했던 오원춘의 방식을 재연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굳이 비교하자면 이번 사건은 피의자가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는 점이나 예리한 흉기에 대한 숙련도가 있어보인다는 점에서 오원춘 사건과 닮았다"며 "또 시신유기 피의자들은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유기한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오원춘 거주지와 가까운 수원 팔달구에 지리감이 있는 피의자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비슷해 오원춘 사건을 상기시키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과 오원춘 사건은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시신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은 있지만 훼손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또 이번 사건 시신을 보면 훼손 자체를 목적으로 했다기보단 범행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오원춘 사건과는 시신 훼손방식이 전혀 달라 사건의 유사성을 찾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단지 피의자가 여성의 상징인 가슴을 훼손했다는 것은 가학증을 가진 인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원춘 사건은 2012년 4월 1일 오가 수원시 지동에서 20대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사건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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