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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이사진 전원 사퇴…LIG손보 인수 탄력받나

입력 : 2014.12.10 19:01|수정 : 2014.12.10 21:34


10일 KB금융 사외이사 7명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전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분을 일으킨 과정에서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반면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의 사퇴 요구를 '관치금융'으로 받아들이면서 물러나기를 거부해 당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정례회의에 LIG손보 인수 승인 관련 안건을 올리지 않아 일각에서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돌았다.

KB금융은 LIG손보 인수 절차가 늦어지면서 10월 28일부터 계약금 대비 연 6% 수준(하루 1억1천만원)의 계약실행 지연이자가 쌓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5일 확대경영전략위원회가 끝난 뒤 고승의 사외이사가 즉각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당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나머지 사외이사 전원의 사퇴 의사 표시로 금융당국과의 갈등도 해소의 기미가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진이 즉각 사퇴가 아닌 내년 3월 사퇴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이는 후임 이사진 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금융당국이 사외이사진의 사퇴를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돌린다면 연내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가능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 "이를 계기로 KB금융이 지배구조 개선에 더욱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감독원의 KB금융 부분검사 등 절차가 완료되고 나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금융당국이 LIG손보 승인 건과 사외이사의 사퇴 건을 결부시킨 듯한 정황이 나타나면서 관치(官治)금융 논란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외이사들로서는 당국의 압력이 이어지다 보니 사퇴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왜 그들이 물러나야만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를 당국이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심각한 관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배구조에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그것은 '낙하산 인사' 문제일 것"이라며 "공석이 된 이사회를 또 다른 낙하산 사외이사가 차지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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