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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분산개최 논란 속 슬라이딩센터 '주목'

입력 : 2014.12.09 16:09|수정 : 2014.12.09 16:09

1년 전 착공, 공정률 25%…건설 폐기 시 610억원 버려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도쿄하계올림픽의 일부 종목 교류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내에 조성 중인 슬라이딩센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OC는 지난 8일 모나코에서 제127회 총회를 열고 '단일 도시에서 개최하던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는 개혁안'을 통과시키고서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도시가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IOC가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도록 한 것은 최근 올림픽 개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 한 나라에서 대회를 열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은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봅슬레이와 루지, 스켈레톤과 같은 종목을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개최하면 한국은 1억 달러(약 1천120억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구닐라 린드버그 IOC조정위원장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분산개최 여부는 한국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썰매 종목을 치를 수 있는 슬라이딩센터가 다른 나라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다른 선택 방안을 평창에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IOC를 중심으로 분산개최 논란이 이는 것은 정부와 평창조직위원회, 강원도가 경기장 시설 재원분담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창 알펜시아 내 17만7천㎡에 조성하는 슬라이딩센터(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장)는 지난 3월 착공했으며 총 1천228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12월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했다.

현재 건설 공정률이 설계를 포함해 25%에 이르고 있으며 트랙 검측단계까지 이르렀다.

강원도 등이 분산개최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내년 12월 트랙을 완공하고 2016년 2월 말 예비검증을 받으면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장 먼저 훈련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썰매 종목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경기장 적응만 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 때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메달이 기대되고 있다.

슬라이딩센터에는 관중석 1만1천석, 트랙길이 2천18m를 비롯해 스타트하우스와 피니시하우스,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 등 7개의 건물과 진입도로, 교량 등을 건설한다.

2016년 2월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트레이닝 이벤트'를 개최하고, 2017년 2월에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시범경기인 월드컵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림픽 이후에는 전망대, 레스토랑 등을 상시 운영하며 4계절 프로그램을 완비해 국민이 여가를 즐기는 테마형 시설로 활용된다.

그러나 IOC가 평창 썰매 종목 분산개최를 제안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사후활용의 어려움 때문이다.

사후활용과 관리주체가 누가 될지는 구체적인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연간 100억원 규모의 운영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도는 법 개정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관리 주체를 맡고 한국체육대학 등이 운영을 맡아 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운영비 부담 등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사후활용방안과 관리 주체 문제를 어떻게 풀지 과제이다.

슬라이딩센터 건립비용 절감 등에 따라 분산개최를 위해 건설을 중단한 채 폐기하면 61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설계를 포함해 이미 25%의 공정률을 보인 가운데 실시설계 및 인허가 비용, 보상비, 공사비 등으로 지난달 말까지 270억원이 투입됐다.

건설공사 폐기 시 산림복구비 150억원, 위약금 190억원 등 총 사업비의 절반에 달하는 610억원의 손해가 난다.

현재 분산개최를 반대하는 도와 평창조직위는 6개 신설 경기장 중 슬라이딩센터를 가장 먼저 건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슬라이딩센터에 대한 사후활용 연구용역에서는 국가대표 훈련장, 외국선수 전지훈련장, 국내외 대회 개최장소 등으로 활용하면 연간 5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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