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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박에 꺾인 사기 전과자의 '갱생의 꿈'

입력 : 2014.12.09 11:35|수정 : 2014.12.09 11:35


"결혼도 하고 마음잡고 살려고 했는데 도박에 빠져 돈을 마련하려고 다시 사기를…."

갱생을 꿈꾸다가 도박의 유혹에 빠져 또다시 사기에 손을 댄 전과 16범 김모(33)씨는 경찰에 잡혀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석 달 전부터 매일 하루 한 끼만 먹었다.

밥 먹는 돈도, 시간도 아까웠다.

온종일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배팅'을 하는 것이 그의 지난 석 달간 일과였다.

김씨는 지난해 중순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는 당시 "이제는 마음잡고 살자"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택배회사에 취직해 땀 흘려 돈을 벌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여자와 가정을 꾸리는 것을 꿈꾸며 결혼자금도 모았다.

하지만 김씨의 다짐은 채 일 년도 가지 못했다.

올해 초 우연히 시작한 스포츠 토토 몇 판에 인생은 다시 꼬여 들어갔다.

돈을 잃거나 딸 때마다 점점 자제력을 잃었고, 토토보다 더 도박 회전수가 빠르고 단순한 '사다리 게임'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사다리 타기를 해 홀수냐 짝수냐를 맞히는 단순한 게임인데 5분짜리 한판에 최대 300만원씩 걸 수 있고 하루 288회까지 베팅할 수 있었다.

도박 몇번에 그동안 땀 흘려 모은 돈은 순식간에 날아갔다.

급기야 김씨는 자금을 마련하려고 인터넷 사기에 다시 손을 댔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각종 '삽니다' 글을 클릭해 물건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에게 접근해 돈만 받고 잠적했다.

그에게 손해를 입은 사람만 48명, 피해금액은 1천100만원에 달했다.

김씨는 이렇게 번 돈도 모두 도박으로 탕진했다.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모텔에 숨어 있는 김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식사마저 잊은 채 도박에 빠져 갱생의 기회를 잃은 김씨가 안타깝다"면서 "불법 스포츠 토토에서 진화한 변종 인터넷 도박이 성행하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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