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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공급가 60원 안팎 인하…소비자가는 '글쎄'

입력 : 2014.12.09 11:20|수정 : 2014.12.09 11:32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기준가격을 리터당 60원 이상 내렸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가격에는 당장 변화가 없습니다.

정유사들은 매주 화요일 0시 기준으로 공급가를 내놓습니다.

오늘(9일) SK에너지는 휘발유 공급가를 지난 주 리터당 1천691원에서 1천625원으로 66원 내렸고, 경유는 1천514원에서 1천462원으로 52원, 등유는 1천4원에서 951원으로 53원 내렸습니다.

SK에너지는 전국 1만2천여 개 주유소 가운데 3천800여 개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정유사들의 가격도 비슷하게 형성됩니다.

GS칼텍스는 휘발유 공급가를 1천620원으로 63원 내렸고, 경유는 1천454원으로 51원, 등유는 953원으로 51원 인하했습니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공급가'는 일종의 기준 가격일 뿐 실제 주유소와 거래할 때는 지역별·업소별로 가격이 달라집니다.

예컨대 오늘 경북지역 주유소가 GS칼텍스에서 휘발유를 사면 공급가보다 30원 할인된 리터당 1천590원에 거래하는 식입니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어제 오전 11시 기준 리터당 1천691원에서 오늘 1천688원으로 고작 3원 떨어진 것도 가격 결정요인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정유사들은 비싼 값에 산 기름을 하루라도 빨리 처분해야 하지만 주유소는 늦게 살수록 이득입니다.

이 때문에 물량은 지금 받더라도 정산은 월말에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주유소마다 저장탱크 용량과 일일 판매량이 달라 기름을 실제 얼마에 사들였느냐에 따라 소비자가격이 달라집니다.

주유소가 어떤 '판매 전략'을 갖느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국 최저가 주유소인 경북 상주의 '베스트원셀프주유소'는 리터당 1천519원까지 가격을 내려 주변 주유소보다 최소 20원 싸게 파는 대신 고객을 유치해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법인카드 결제나 고급 차량이 많은 서울 논현동이나 청담동·신사동 일대 주유소는 리터당 2천100원 대에 파는 대신 포인트를 적립하면 사은품을 주거나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 있어 한때 전국에서 비싸기로 소문났던 '경일주유소'의 경우 현재 리터당 1천648원으로 2천원 대에 파는 주변 주유소보다 저렴합니다.

매달 국고로 유류비 지원을 받는 국회의원 차량을 경품으로 유인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주유소 안에 편의점과 세탁소를 입주시켜 편의성을 높이고 가격을 떨어뜨린 것입니다.

예상과 달리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는 강남이나 여의도가 아닌 서울 구로구에 있습니다.

휘발유를 리터당 2천298원에 파는 이 주유소는 시흥 IC 인근에 있는 곳으로 타이어판매 업무를 겸하고 있습니다.

주유소 업자들은 "매입가격과 판매전략, 임대료와 인건비, 금융비용, 세차장 유무, 무엇보다 주변 경쟁상황을 고려해 판매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유사 공급가가 떨어졌다 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 반영되지는 않지만 '1천500원 대 주유소' 확산에는 속도가 붙었습니다.

ℓ당 1천500원 대 주유소는 오늘 오전 11시 기준 460곳으로 어제 같은 시간 대비 121곳이 늘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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