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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3주기' 앞두고 북중관계 개선될까…'냉기류' 여전

입력 : 2014.12.08 16:12|수정 : 2014.12.08 16:12


북한이 연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개막을 선언할 예정인 가운데 꽁꽁 얼어붙은 북중 관계가 개선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측이 반세기에 걸쳐서 굳건한 혈맹관계를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 3주기를 계기로 근년 들어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정치·경제·군사적 협력 관계로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은 아직은 부정적인 전망이 강한 편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8일 북한당국은 김 위원장 3주기(12월17일)를 맞아 수개월 전부터 대내외적으로 추모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이 행사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한다는 동향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정부가 아직 중국정부 측에 공식적으로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고, 이 때문에 중국도 파견 여부를 검토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까지 감지된 동향만 놓고 볼 때 냉각된 북중 관계에 김 위원장 3주기를 계기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혈맹'이라는 수식어가 곧잘 붙는 북중 관계는 북한이 지난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계속 삐걱거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최고위급 친중파 인사로 통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하면서 더욱 얼어붙었다는 것이 베이징 소식통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양측의 소원한 관계는 사실상 중단된 고위급 왕래가 여실히 보여준다.

고위급 교류는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2월 방북해 박의춘 당시 외무상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것이 마지막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년간 전 수십 개 국가를 순방하며 문어발식 외교행보를 과시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유독 일본과 함께 북한을 찾지 않았다.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등 북한 측 거물급 인사들도 베이징을 거쳐 외국을 돌아다니면서도 중국 측 당국자들과의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중국이 먼저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물론, 김 위원장 '탈상'을 계기로 양측이 극적인 관계개선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미국과의 정치, 경제, 군사적 경쟁관계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을 적으로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며,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야 할 김정은 체제도 중국 도움 없이는 홀로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에서 비롯된 양측의 '기싸움'은 일방이 먼저 손을 내밀기 어려운 위험수위에 와있는 상황이어서 설령 양측이 이번에 고위급 왕래를 재개한다고 해도 벌어진 틈새가 완전히 봉합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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