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한화 FA 영입 대단한 이유, '류현진 머니' 없었다

입력 : 2014.12.05 09:22|수정 : 2014.12.05 09:22


한화의 FA 3명 영입은 정말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더 놀라운 건 이것이 '류현진 머니' 없이 이뤄냈다는 점이다. 

한화는 올해 FA 시장에서 무려 3명의 선수를 차례로 영입하며 또 한 번 큰 손으로 군림했다. 권혁과 송은범에 이어 배영수까지 데려왔다. 지난해 정근우와 이용규를 동시영입하며 스토브리그의 승자가 됐던 한화는 올해도 권혁·송은범·배영수로 위용을 떨쳤다. 

여기서 늘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으니 '류현진 머니'가 바로 그것이다. 2년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한화에 아주 큰 선물을 주고 갔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간 류현진은 LA 다저스로부터 2573만 달러의 입찰액을 받았다. 우리 돈으로 약 28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었다. 

류현진이 안기고 간 거금으로 한화는 구단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 가장 먼저 홈구장 대전구장 리모델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펜스를 뒤로 넓히고 잔디를 새로 깔며 메이저리그식 덕아웃 및 후면석을 신설했다. 현장의 요구에 바로 응답하며 구장 마케팅까지 펼쳤다. 기타 선수단 지원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 머니는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쓰였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한화가 FA 시장에 쓴 공식 금액은 무려 201억3000만원. 내부 FA 이대수·한상훈·박정진에 외부 FA 정근우·이용규의 몸값과 보상금까지 200억원 넘게 투자했다. 역대 단일 FA 시장 최고액 투자 역사를 썼다. 

여세를 몰아 올해도 한화는 내부 FA 김경언과 8억5000만원에 재계약했고, 외부 FA 권혁(32억원) 송은범(34억원) 배영수(21억5000만원)을 영입했다. FA 계약 선수 4명의 몸값만 해도 96억원. 외부 FA 영입 선수들의 보상금이 최소 22억2000만원이니 FA 계약 총액은 118억2000만원. 올해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팀이 한화다. 

그런데 이번 FA 계약은 '류현진 머니' 결과가 아니었다. 한화 핵심 관계자는 "사람들이 류현진 머니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사실 이미 다 썼다. 대전구장 시설 투자하고, 정근우·이용규를 데려왔다. 이거 전부 현진이 받은 돈으로 했다. 여기에 세금까지 냈는데 그 돈이 이제까지 남아있겠나"고 밝혔다. 

즉 이번 FA 영입은 '류현진 머니'가 아니라 구단이 책정한 예산에 그룹 지원을 끌어낸 결과다. 알려진 것보다 실탄이 많지 않은 한화였지만 FA 시장에서 '적정가' 원칙을 고수하며 다다익선 전략을 취했다. 최대어 장원준도 탐났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판단, 권혁·송은범·배영수 영입으로 전략을 선회한 게 통했다. 

협상에 있어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장기전으로 적정가를 고수했지만 김성근 감독 요청에는 즉각 응답했다. 한화 관계자는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감독님이 필요로 하신 만큼 지원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막대한 돈을 쓸 수 없는 속사정에도 한화는 효율적인 전략으로 FA 시장에서 승리했다. 

[OSEN]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