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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찾은 샌델 "정치환멸 높은건 공공담론 협소탓"

입력 : 2014.12.04 14:38|수정 : 2014.12.04 14:38

"통일한국 대비한 새로운 정의 질문에 준비해야"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4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의원들과 열띤 토론을 나눴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의 초청으로 마련된 이날 대담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정갑윤 정병국 홍문종 김세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샌델 교수의 저서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정의 실현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뜻"이라면서 "이념과 정파를 떠나 지금 전 세계가 '분노의 시대'에 직면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삶의 질 개선을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불충분한 성장률, 고용 없는 질 낮은 성장, 양극화를 부르는 불공정한 게임의 룰로 가득한 분노의 시대를 해결하려면 성장을 이뤄내고 그 과실을 정의롭게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샌델 교수와의 대담에서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구현을 위한 시민 참여 방안과 민주주의의 발전 과제, 경제민주화 등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뤄졌다.

샌델 교수는 "한국 사회에는 정의에 대한 열정과 그 가치에 대한 공공담론에 참여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은 정계에 큰 환멸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는 당파적 갈등에 따른 정치권의 교착상태뿐만 아니라 정치, 시민사회적 공공 담론의 주제와 참여 대상이 너무 협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반 시민이 민주사회의 관점을 갖도록 교육하고 계몽해야 하며, 이는 정책 입안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대선의 화두로 떠올랐던 경제민주화와 관련, "유럽의 경우는 '경제 민주주의'(economic democracy)를 논하면 무조건 좌파로 매도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여야가 함께 논의를 했다는 데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통일한국의 정의사회 구현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선 "언제 통일이 이뤄질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그리 오래 유지될 것 같진 않다"며 "(통일한국에 걸맞은) 새로운 정의에 대한 질문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정국의 핫이슈로 부상한 개헌과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중심제, 영국의 이원집정제 등 세상엔 다양한 정치 모델이 존재하지만, 이들 모두가 나름의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양극화 등의 사회 문제는 단순히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조정하는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건강한 시민사회를 양성하는데 답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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