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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로 서아프리카 어린이 500만 명 학교교육 못 받아

입력 : 2014.12.04 08:19|수정 : 2014.12.04 08:19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국에서 창궐한 에볼라로 약 500만 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가지 못해 빈곤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총리를 지낸 고든 브라운 유엔 국제교육 특사가 작성한 에볼라 관련 보고서를 보면 에볼라 확산으로 서아프리카 3국의 어린이 500만 명이 장기간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아프리카 3국의 학교와 공공시설이 에볼라 감염·전파 위험을 이유로 폐쇄됐거나 에볼라 환자 치료센터로 활용되는 탓에 이들 지역의 어린이들이 교육 공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규 교육을 장기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이 다시 '빈곤의 늪'으로 빠져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조기 결혼·임신의 위험에 노출된 여자 어린이의 교육권을 비롯한 인권이 크게 침해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서아프리카 3국의 학교들이 조속히 문을 열지 못하면 어린이들이 빈곤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보건과 경제개발 문제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운 특사도 "서아프리카 지역은 문맹률이 심각하게 높은데다 그간 내전 등으로 공교육 시스템이 붕괴한 상황"이라며 "최근 교육 시스템이 복원되는 상황에서 에볼라 창궐로 수많은 어린이가 교육을 받지 못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통계를 보면 초등교육을 마치는 어린이의 비율이 기니는 61%, 라이베리아는 65%, 시에라리온은 72%로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다.

내전 등으로 공중보건 체계가 사실상 붕괴한 서아프리카 3국에서는 에볼라로 이미 최소 6천 명이 사망했고, 1만6천 명 이상이 에볼라에 감염됐다.

보고서는 "전 세계가 에볼라 치유와 함께 서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에볼라 방역 작업을 거쳐 각급 학교들이 조속히 문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에라리온 정부는 지난 10월 에볼라 창궐로 휴교에 들어간 학교가 늘어나자 '라디오·TV 수업'이라는 특별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에라리온의 라디오와 TV 보급률이 각각 25%, 2%에 그치는 탓에 '원격 수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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