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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호 김계환 선장 "배와 함께 가겠다" 마지막 교신

입력 : 2014.12.03 14:02|수정 : 2014.12.03 14:10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김계환 선장이 같은 회사 소속 69오양호 이양우 선장에게 "배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마지막 무선을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계환 선장의 동생 김세환(44)씨는 오늘(3일) "이양우 선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이 선장께서 형님의 마지막 순간을 들려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김 선장은 배가 가라앉기 직전 이양우 선장에게 "형님에게 하직인사를 해야 되겠습니다"라며 마지막 무전을 보냈습니다.

세환 씨는 당시 경황이 없어 이 선장에게 언제 온 무전인지 묻지 못했는데 김 선장이 회사로부터 퇴선지시를 받은 오후 4시(현지시간) 이후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보낸 무전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선장의 인사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 챈 이 선장은 "빨리 나와. 나오라구…"라며 김 선장을 타일렀고, 김 선장은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김 선장이 "형님 나중에 혹시라도 살아있으면 소주 한잔하자"라고도 말했다고 세환 씨는 전했습니다.

501오룡호 김계환 선장은 96오양호 선장인 이양우 선장과 각별했던 사이입니다.

김 선장은 오 선장의 밑에서 항해사로 3년간 배를 탔고, 이 선장의 추천으로 오룡호 선장이 된 인연이 있습니다.

김 선장은 이 선장을 "형님"이라고 불렀고 사생활에 관한 고민도 나눌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현재 이같은 내용은 사조산업 측이 입수한 김선장과 오선장의 무전 교신 전문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이 무전 교신 전문은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비공개되고 있습니다.

김 선장은 마지막 순간 동생 세환 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세환 씨는 "형님이 오후 1시 14분 전화를 걸어와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말만 남긴 뒤 10초 만에 전화가 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세환 씨가 말한 '오후 1시14'분은 한국시간입니다.

현지시간으로는 오후 4시14분가량으로 김 선장이 회사로부터 퇴선지시를 받은 후 약 14분이 흐른 뒤입니다.

김 선장은 2003년 사조산업에 입사했습니다.

1등 항해사로 3년간 일하다가 러시아에서 명태잡이 조업을 하던 '503오룡호' 선장을 7년간 맡았습니다.

이후 올해 2월부터 501호의 선장으로 발령받아 조업을 해왔습니다.

김 선장은 평소 인품이 훌륭해 선원들이 많이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조업을 나간 11명의 한국 선원 대다수가 김 선장을 신뢰했으며 그 때문에 조업에 참여했다고 많은 실종자 가족이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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