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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 받았다고 좋아하던 게 눈에 선한데…"

입력 : 2014.12.02 17:55|수정 : 2014.12.02 17:55


"졸업하자마자 취직했다고, 월급 받았다고 좋아하던 것이 눈에 선한데…."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에 침몰한 '501 오룡호'에 승선했다가 실종자 명단에 오른 최연소 선원 김순홍(3항사·21)씨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고향이 경남 남해군 창선면인 김 씨는 유년시절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습니다.

10여년 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집을 나갔기 때문입니다.

힘든 형편이었지만 막내인 김 씨는 형, 누나와 함께 꿋꿋하게 살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김 씨는 배를 타려고 항해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경남 해양과학고에 입학했습니다.

김 씨는 고교 졸업 후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비록 힘은 들지만 배를 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고교 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했던 김 씨는 졸업 후 사조산업에 곧바로 취직했습니다.

김 씨가 꿈에도 그리던 선원이 된 것입니다.

김 씨는 첫 월급을 타 가족에 보탬이 될 수 있어 무척 행복해했다고 김씨의 지인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가 뱃사람이 된 지 2년도 안 돼 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지난 7월 김 씨 등 선원 60명을 태우고 부산 감천항에서 출항한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 오룡호'가 귀항을 한달여 앞두고 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것입니다.

김 씨는 한국인 선원 11명 중 최연소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남해양과학고의 한 선생님은 "순홍이는 입학 당시 배를 타기 위해 이 학교에 왔다고 말하던 것이 눈에 선하다"며 "정말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 씨의 외가 친척은 "순홍이가 부모님이 계시지 않자 가정을 일으켜보려고 선원이 됐다"며 "취직도 되고 돈도 벌고 이제 한창 꿈을 펼칠 나이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사조산업 부산지사에는 김 씨의 형, 누나를 비롯한 친지들이 김 씨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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