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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는 자살 행위"

입력 : 2014.12.02 11:09|수정 : 2014.12.02 11:09


"두 달이면 어마어마하게 바뀔 수 있는데…". 

한화는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30일까지 33일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12월부터 1월14일까지는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으로 공식 단체훈련이 금지돼 있다. 재활 선수나 이듬해 신인 선수들만 훈련이 가능할 뿐 나머지 선수가 팀에서 단체 훈련을 하면 선수협에서 최대 5000만원 이상 벌금 등 제재를 가하기로 되어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훈련을 중시하는 한화 김성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12월에 훈련을 하지 않는 건 선수에게 어마어마한 손해다. (11월) 한 달 하고, (12월) 한 달을 놀게 되는데 그 사이 잃어버리는 시간을 어떻게 하느냐는 어렵다. 두 달이면 선수가 어마어마하게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그게 끊긴다는 게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스타 선수들이야 자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거나 따뜻한 해외로 날아가 개인 훈련을 하지만 비주전이거나 2군 선수들은 그럴 여유가 거의 없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국내에서 훈련을 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기껏해야 실내연습장에서 간단한 기술 훈련과 러닝·웨이트가 전부. 선수들의 휴식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훈련을 하고 싶은 비주전 2군 선수들은 한 달 반의 시간을 자칫 허송세월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45일의 공백은 어마어마하게 안 좋은 것이다. 한 달 반을 쉬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본다"며 "(선수협)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선수에게 플러스·마이너스 될 것을 생각해야 한다. 가능성 있는 어린 아이들은 계속 훈련하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데 그게 아깝다"고 말했다. 

물론 프로는 자율이다. 프로 선수라면 알아서 훈련하고 몸을 만들어야 한다. 김 감독은 "어느 나라든 자율이라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 FA 계약해서 제대로 하는 선수가 얼마 있나. FA해서 살 빠진 선수가 있나? 전부 쪘다. 그 수준에서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꼬집었다. 

김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지난 한 달 동안의 훈련이 1월 이후에도 연속성을 갖고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 한화에 부임한 후 마무리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보였지만, 45일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알 수 없다. 김 감독은 선수 각자에게 훈련메뉴를 짜줬지만 완벽하게 실행할 수 있는지는 오로지 선수들의 자율에 달려있다. 

한편 선수협은 올해도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을 엄격하게 금지시킬 것을 재확인하고 있다. 재활 선수들에 대해서도 몸 상태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지만 최저연봉을 받는 어린 선수들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연차나 나이에 따라 선수별로 비활동기간 훈련금지 규제를 달리하는 것도 선수협에서 한 번 생각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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