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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75분 분할수업' 놓고 학생들과 마찰

입력 : 2014.12.01 14:16|수정 : 2014.12.01 14:16


성공회대가 내년도 1학기부터 도입하려고 하는 이른바 '75분 분할 수업' 제도를 놓고 학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처라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일 성공회대와 이 학교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교무처는 기존에 3시간 연속으로 진행했던 수업을 내년도 1학기부터 요일을 달리해 75분씩 2회로 나누어 진행하는 분할 수업제 시행을 추진 중이다.

학교 측은 지난달 19일 학과장 회의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뜻을 모았고 추가 회의를 거쳐 조만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분할 수업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향상되고 교수로서는 내실있는 강의를 준비할 수 있어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수업을 분할하면 교수들이 학교에 더 오래 머물게 돼 학생 면담시간이 늘어나고, 공휴일에 강의가 있을 때 3시간 수업이 통째로 휴강하는 일이 사라져 수업 결손율도 줄어들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학교 측은 서울 소재 30개 대학을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이들 대학 중 28개 대학은 이미 분할 수업을 시행하는 만큼 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 측이 제도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반년 전 분할 수업을 하기로 정해놓고는 학생들에게 아무런 말이 없다가 11월이 돼서야 '당장 다음 학기부터 도입한다'는 식의 학교 측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처음부터 수업을 무조건 분할하면 오히려 교수가 수업을 구성하는 자유를 제한할 수 있고, 시간이 중복되는 과목이 많이 생겨 학생들의 강의 선택권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학교 측이 학생들의 교육권을 생각하기보다는 교육부가 시행하는 대학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내부 합의 없이 무리하게 제도 도입을 서두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학교 측은 분할 수업 예외 과목을 마련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보완할 방침을 밝혔지만 학생들은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명 운동과 캠페인 등을 벌일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과의 면담 시점이 조금 늦어진 것은 아쉽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의견을 청취했다"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학생들과 충분히 더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제도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학내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인데 학교 측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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