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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도시·버려진 도로'…중국 5년간 7천조원 투자낭비

입력 : 2014.11.28 09:36|수정 : 2014.11.28 09:36


텅 빈 아파트 단지가 늘어선 '유령도시', 버려진 고속도로, 돌아가지 않는 제철소.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과 건설 과잉으로 2009년 이후 낭비된 투자 규모만 6조 8천억 달러(약 7천463조 원)에 이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정부 산하 연구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쉬처 연구원과 발개위 산하 거시경제연구원의 왕위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특히 2009년과 2013년 이뤄진 '비효율적인 투자'는 그해 중국 경제 전체 투자액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낭비된 투자 대부분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지원이 집중됐던 철강이나 자동차 산업에서 이뤄졌습니다.

보고서는 초완화적(ultra-loose) 통화 정책과 정부 투자계획에 대한 부실한 감독, 관리들에 대한 왜곡된 인센티브(성과보수) 구조 등이 낭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투자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다"면서 "이런 현상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더욱 분명해졌으며 많은 과잉 투자와 낭비를 불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FT는 이런 낭비가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부실한 투자 결정뿐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경기 부양 자금 중 상당 부분이 투자를 책임진 공산당 관리들의 손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진단했습니다.

컨설팅회사인 이머징 어드바이저스 그룹의 조너선 앤더슨은 부실한 감독과 투자 열기로 지난 5년간 중국에서 약 1조 달러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는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를 걷어낸 것으로 환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09년 지방 정부가 하루아침에 중앙 당국이 모든 형태의 투자 제한을 해제한 상황을 맞았다고 생각해 봐라. 아무도 서랍을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나중에 쓰기 위해 관련된 공용 계좌에 돈을 넣어두거나 다른 공급업자와 친구에게 계약을 부풀려 돈을 지급하는 등 자금을 곁으로 빼내는 유혹에 저항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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