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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경찰 선발시험 열기 '후끈'…대학 입시 '방불'

입력 : 2014.11.25 16:46|수정 : 2014.11.25 16:46


"이번에는 꼭 들어가고 싶습니다."

오늘(25일) 제325차 의무경찰 선발 시험이 치러진 충북 청주시 충북지방경찰청 우암홀은 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의경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의욕과 각오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 못지않았고, 시험장은 응시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선발시험의 1차 과정인 인·적성 시험에서 문제지를 받아든 응시생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습니다.

예상을 벗어나 난이도 있는 수학과 기본상식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는 응시생부터 책상에 고개를 파묻은 응시생까지 시험지를 받아들고 난 뒤의 표정은 대입 수험생의 표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1시간 동안 총 300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험생들의 손끝 하나하나에 신중함과 고뇌가 묻어났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난 오후에는 2·3차 테스트인 체력측정과 면접시험이 이어졌습니다.

시위 진압과 교통정리 등 비교적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직무이다 보니 체력측정의 기준 역시 엄격했습니다.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1분에 20개씩 각각 마쳐야 하고 제자리멀리뛰기는 160㎝ 이상을 나가야 합니다.

면접에서는 외부 심리치료 전문가 2명이 참석, 수험생들의 직무에 대한 이해부터 태도와 자세, 심리상태까지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의무경찰로 '선택' 받을 수 있는 응시자는 불과 26명뿐입니다.

응시생 452명의 상위 5.7%만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니 대입 시험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은, 치열한 경쟁입니다.

이번 시험뿐이 아니라 월별 합격률은 항상 4~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쟁률 추이도 7월 24.1대1, 8월 24.4대1, 9월 22.7대1 10월 19.7대1 11월 28.3대 1로 매달 치열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수나 삼수는 기본이 됐고, 스터디 모임, 면접시험 대비요령 등을 공부하는 의경 응시생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의경 응시생인 정해찬(21·제천시) 씨는 "두 번째 응시인데 어제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며 "이번 시험에 대비해 약점이었던 체력을 많이 보강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김호연(20·청주시) 씨는 "의무경찰이 되려고 면접이나 체력시험에 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대입, 취업 시험만큼이나 공을 많이 들여야 겨우 될 수 있다"고 의경 시험의 높은 벽을 전했습니다.

의경 선발 경쟁이 이렇게 치열해진 이유는 최근 잇따라 터진 군 부대 사고 이후 상대적으로 복무 환경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군 입영자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 경찰은 "지난해보다 20∼30% 정도 응시생이 늘어나면서 재수나 3수를 하는 경우도 적지않다"며 "의경 복무 역시 고충이 있는 만큼 지나친 환상은 금물"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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