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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록펠러家, 80년 만에 록펠러플라자서 방 뺀다

입력 : 2014.11.25 17:31|수정 : 2014.11.25 17:31


지난 1933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중심부에 70층짜리 마천루가 우뚝 솟아올랐고, 이후 이 건물은 세계 자본주의와 번영하는 미국 가문의 상징물이 됐다.

'록펠러 플라자'(30 Rock)로 불리는 이 건물은 다양한 높이와 형태, 내용의 상업용 건물 19채로 구성된 록펠러 센터의 얼굴이다.

'석유왕' 존 D. 록펠러가 미국의 첫 번째 억만장자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사실 대공황이 한창이던 시절에 대담하게도 이 엄청난 건물을 짓겠다고 나선 사람은 그의 아들인 존 록펠러 주니어였다.

그로부터 7대에 이른 현재까지 록펠러 가문의 재산은 록펠러 플라자 56층에 있는 재단본부에서 관리해 왔다.

통상 '5600호실'로 불리는 재단본부는 한창때에는 록펠러 플라자의 3개 층을 사용했고 직원이 200명에 이른 적도 있다.

록펠러 재단은 지난 2000년 록펠러 플라자와 다른 9개의 사무용 빌딩을 시카고 출신의 제리 I. 스페이어와 레스터 크라운 가문에 매각하면서도 재단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56층만은 임대를 통해 계속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록펠러 플라자에서도 완전히 몸을 빼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지난 1933년 이래 80여년간 점유했던 56층을 내년 이맘때까지 비워주고 한 블록 떨어진 '원 록펠러 플라자'의 새로운 사무실로 옮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왕가의 한곳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셈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록펠러 가문의 자산 규모는 총 100억 달러(약 11조원)로 미국에서 24번째로 부유한 집안이다. 그러나 가문을 일으킨 사람은 한 명이지만 후손은 수백명에 달한다.

뉴욕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인 만큼 록펠러 재단으로서도 임대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록펠러가문 대변인은 "(재단에) 임대료가 올랐고 그렇게 넓은 공간도 필요없다. 좋은 조건의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새 주인인 부동산개발업체 티시민 스페이어 프로퍼티스의 스페이어 회장은 "그들이 임대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현명한 사람은 당연히 돈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록펠러 가문의 수장으로 올해 99세인 데이비드 록펠러 시니어는 "록펠러센터에 계속 머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센터는 1930년대 부친이 지었을 때부터 우리 집이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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