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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Y] 감독 하정우의 도약 '허삼관', 기대 요소 '셋'

김지혜 기자

입력 : 2014.11.24 13:41|수정 : 2014.11.24 19:25


하정우, 이름 석자 만으로도 기대를 부르는 충무로 대표 브랜드다. 지난해 '군도:민란의 시대' 단 한 편만 개봉하며 잠시 숨을 골랐던 하정우는 2015년 보다 넓은 보폭으로 자신의 새로운 활동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무엇보다 신년엔 하정우의 두번째 연출작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계속된 흥행 불패신화가 자신의 연출작으로까지 이어질까.

2013년 선보인 '롤러코스터'가 준비 운동이었다면, '허삼관'(감독 하정우, 제작 두타연)은 본게임이다. 하정우는 첫 연출작의 아쉬움을 밑거름 삼아 두 번째 작품에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엔 감독 하정우가 배우로도 나온다. 메가폰을 잡고, 또 카메라 앞에도 선 1인 2역에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다.

'허삼관'은 중국의 국민 소설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영화화한 작품. 출간 당시부터 해외에서 수많은 영화화 제안이 있었지만, 위화는 쉽게 판권을 내놓지 않았다. 이 재밌는 이야기가 하정우의 손에 의해 스크린에 되살아났다.

국내 4대 배급사인 NEW는 새해 포문을 열 첫 번째 영화로 '허삼관'을 확정하고 개봉 준비에 돌입했다. 대기업 배급사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매년 참신하고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온 NEW가 '허삼관'을 새해 첫 영화로 선택한데는 이유가 있을 터. '허삼관'의 기대 요소 세 가지를 꼽아봤다.
이미지◆ '허삼관', 원작의 엑기스만 뽑았다…유쾌한 가족극

첫 영화가 오로지 '웃음'만을 향한 정주행이었다면, 두번째 영화에서는 웃음과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한 발 더 나아간 도전인 셈이다. 

'허삼관'은 돈 없고 대책 없고 가진 것도 없지만 뒤끝만은 넘치는 최고의 명물 허삼관이 절세미녀 아내와 세 아들을 둘러싸고 일생일대 위기를 맞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의 배경을 한국전쟁 직후인 1960년대로 옮겨왔다. 원작의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걷어내고 밝고 유쾌한 가족극으로 바꾼 것이 인상적이다.

역시나 이 영화의 가장 큰 기대요소는 유머다. 풍자와 해학으로 점철된 완성도 높은 원작이 어떻게 한국적 유머로 승화되었을지가 관심사다. 피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한 가장의 특별한 사연이 웃프게 그려질 예정이다.

하정우의 유머 감각은 첫 번째 영화 '롤러코스터'에서 충분히 발휘됐다. 그를 알아야 재밌는 영화에서 그를 몰라도 웃을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유머로 관객의 배꼽을 흔들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메시지와 시대적 분위기에 맞게 각색된 각본이 스크린에 어떻게 재현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하정우는 이 영화의 각본을 윤종빈, 김병우 감독의 조언을 얻어 완성시켰다.
이미지◆ 감독 하정우, 신뢰해도 좋다…든든한 제작진 가세  

재밌는 영화는 감독의 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허삼관'에는 하정우의 뒤를 받치는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다.

영화 '의형제', '최종병기 활', '내가 살인범이다', '끝까지 간다' 등을 연달아 흥행 시킨 다세포 클럽의 장원석 대표가 프로듀서로 나섰다.

출연진 역시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타이틀롤 하정우를 필두로 여자주인공 허옥란 역엔 하지원이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조진웅, 김성균, 이경영, 성동일, 전혜진, 김영애, 장광, 정만식, 주진모, 김기천 등 연기로 난다긴다 하는 배우들이 '허삼관'을 위해 뭉쳤다. 일급 배우들이 역할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열연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영화의 주요한 요소인 음악 역시 실력파가 맡았다. '멋진 하루', '러브픽션', '롤러코스터' 등을 통해 오랫동안 서로를 알아온 푸디토리움의 김정범 감독이 음악을 담당, 감각적인 OST 탄생을 기대케한다.
이미지◆ 아버지의 이름으로…하정우의 부성애, 관객 울릴까

아버지를 연기할 하정우의 모습도 기대를 모은다. 1년 평균 세 편 가까이 찍어온 다작 배우지만 하정우가 영화 속에서 아버지를 연기한 것은 극히 드물다. '황해'와 '베를린'에서 아이를 둔 아버지로 출연했지만, 설정만 있었을 뿐 실제로 자식과 교감을 나누거나 부성애를 드러내는 감정 연기를 펼친 적은 없다. 

'허삼관 매혈기'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자(父子) 드라마의 정수다. 극 후반부 부성애가 선사하는 진한 카타르시스를 하정우가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하정우는 지난 7월 '군도:민란의 시대' 당시 인터뷰에서 아버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정우는 지난 2년간 새해 첫 번째 영화에서 모두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2012년 2월 개봉작인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전국 47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2013년 1월 개봉작인 '베를린'은 전국 716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년에 유독 강한 하정우의 흥행 파워가 2015년 '허삼관'으로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허삼관'은 오는 2015년 1월 15일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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