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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 문화재 보호 협력해야"…남측에 손짓

입력 : 2014.11.24 11:39|수정 : 2014.11.24 11:39


북한이 문화재 보호를 위한 남북 협력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가 24일 입수한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 22일자는 '민족이 힘 합쳐야 역사도 빛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시기 북과 남은 하나의 핏줄을 이어받은 단군의 후손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민족유산을 보호하고 빛내기 위한 학술토론회와 공동유적 발굴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으며 그 과정에 적지 않은 성과들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관계에 한창 훈풍이 불던 2000년대 남북 공동으로 진행한 대표적인 문화재 발굴·보호사업들을 열거했다.

신문은 남북 불교계가 2003년 금강산 신계사 복원에 합의하고 2007년 공사를 마무리한 것을 문화재 복원을 위한 남북협력의 '뚜렷한 실례'로 꼽았다.

또 "북과 남은 과거 일제가 약탈해갔던 문화유적들을 되찾으려고 서로의 힘을 합치기도 했다"며 "그 대표적 실례가 바로 북관대첩비"라고 소개했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정문부 의병장이 왜군에 승리한 것을 기념해 숙종 34년(1707년) 함경북도 길주군에 세워진 비석으로, 1905년 러일전쟁 때 일제의 약탈로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보관됐으나 남북 불교계의 공동 노력으로 100년 만인 2005년 북한에 반환됐다.

통일신보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과 개성 만월대 발굴작업과 같이 2000년대에 시작돼 아직 진행 중인 남북 공동 문화재 발굴·보호사업도 중요한 성과로 거론했다.

이어 "제반 사실들은 온 겨레가 민족중시의 입장에서 함께 노력해나갈 때 유구하고 찬란한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더욱 빛나게 된다는 것을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말 '민족유산보호사업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빛내는 애국사업이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문화재 보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담화에서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하나의 핏줄을 이어받은 단군의 후손들"이라며 "온 겨레가 민족 중시의 역사문제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가지며 민족문화유산과 관련한 학술교류도 많이 해 단군조선의 역사를 빛내는 데 이바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도 문화재 발굴·보호사업을 매개로 한 남북협력에 관심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문화 분야에서 남북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총체적인 단절로 몰아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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