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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3승·대박 잡은 리디아 고 "이렇게 지는구나 싶었다"

입력 : 2014.11.24 08:57|수정 : 2014.11.24 09:36


2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17·한국이름 고보경)보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는 시즌 전체 1위를 뜻하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타이틀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를 마친 전날까지 공동 10위를 달려 이번 대회 우승을 놓치더라도 각 대회 시즌 포인트 합계로 정하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1위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루이스는 "보너스(100만 달러)보다도 누가 더 꾸준한 성적을 거뒀느냐에 대한 보상"이라며 초대 타이틀을 꼭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날 중국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난 뒤 얻은 '행운의 과자' 안에 있던 종이 한 장을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꺼냈습니다.

평소 '행운의 과자'에 든 글귀를 잘 안 읽어 본다던 루이스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좋은 소식이 곧 도달할 것'이라고 적힌 문구가 맘에 들었다며 어젯밤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고 은근히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그의 희망은 태산처럼 진중한 플레이로 연장전 4번째 경기 만에 리디아 고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등 LPGA 투어에서 3∼9년 먼저 뛴 선배들이 스스로 무너진 사이 올해 투어에 데뷔한 리디아 고는 10대 소녀답지 않은 침착한 샷으로 페이스를 끝까지 지켜 마침내 샴페인 세례를 받았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2번, 프로 데뷔 후 3번 등 17세에 벌써 LPGA 투어 대회에서 5번이나 축배를 든 최초의 선수라는 그의 빛나는 이력이 앞으로 세계 여자 프로골프의 판도와 역사를 단숨에 바꿀 기세입니다.

리디아 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연장전 3차전에서 이렇게 지는구나 싶었다"며 "그러나 시간다가 버디를 놓쳐 내게 찬스가 왔다"며 승부사다운 면모를 뽐냈습니다.

다음은 리디아 고와의 문답입니다.

-- 언제 1위 보너스를 받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나.

▲ 경기에 집중하느라 잘 몰랐지만 누군가가 "네가 곧 100만 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알려줘 "진짜?" 라고 놀랐다.

-- 역전 우승을 앞두고 4라운드에서 어떤 각오로 나섰나.

▲ 오늘은 보기를 하나도 안 냈다.

1∼3라운드에서 늘 3개 정도 했는데 오늘은 보기 기록하지 말고 버디만 잡자는 생각으로 나섰다.

컨디션이 좋으면 5언더파 정도 칠 것으로 생각했다.

예상대로 잘 돼 다행이다.

-- 연장전을 4번이나 치른 소감은.

▲ 아마추어에서도 연장전을 2∼3차전 정도 했는데 프로에서는 처음이다.

4차례나 치른 것도 최초다.

마지막 홀을 마치면서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연장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 3차 연장전 때 시간다가 두 번째 샷을 핀 바로 옆에 붙였는데.

▲ 나는 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 번째 샷을 떨어뜨렸다.

결국 버디를 잡아야겠다고 퍼트를 했는데 짧았다.

져도 이렇게 지는구나 생각했는데 시간다가 버디를 놓치면서 내게 좋은 찬스가 왔다.

-- 신인으로서 3승을 거두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 해를 정리한다면.

▲ 진짜 즐거운 해였다.

세 번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고 상위 10위에 15번이나 드는 등 이렇게 많이 상위권에 올라갈지 몰랐다.

긴 시즌이었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다.

-- 앞으로 보완할 점이 있다면.

▲ 스윙을 바꾼 지 1년밖에 안 돼 이를 익숙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또 쇼트 게임도 보완해 내년도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시즌 후에 준비하겠다.

-- 거액의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예정인가.

▲ 큰돈이다.

원래 한꺼번에 많이 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저축할 예정이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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