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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센터 출신 라이트' 시몬, 무릎 괜찮을까

입력 : 2014.11.21 10:09|수정 : 2014.11.21 10:09


삼성화재의 센터 이선규는 로버트 랜디 시몬(27·OK 저축은행)과의 재대결 후 "처음 경기했을 때보다 타점과 스피드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도 같은 의견이었다.

신 감독은 "공의 꼬리가 길었다"고 에둘러 표현하면서 "시몬이 1차전 때 같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의 꼬리가 길어지는 현상은 공격수의 타점이 낮아질 때 주로 발생한다.

타점이 높으면 공을 짧게 끊어친다.

이선규와 신 감독의 말처럼 지난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끝난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시몬은 1라운드 때와 같은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몬은 이날 경기에서 26득점에 공격 성공률 61.90%를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주포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25득점, 공격 성공률 52.50%에 견줘 수치상으로는 더 뛰어나 보이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았다.

시몬은 1세트 25-25에서 오픈 강타가 레오의 블로킹에 차단당했고, 2세트 22-23에서 속공을 시도했다가 레오에게 또 한 번 가로막혔다.

결정적인 고비에서 고개를 숙인 시몬은 3세트 20-22에서 후위 공격이 아웃된 데 이어 21-23에서 또다시 후위 공격이 라인을 크게 벗어났다.

리그 서브 1위에 빛나는 시몬이지만 이날만큼은 서브 에이스가 단 1개도 없었다.

시몬의 이날 서브는 공교롭게도 레오에게 주로 향했다.

레오는 시몬의 서브를 힘들이지 않고 척척 걷어올렸다.

세계적인 센터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시몬은 이날 블로킹 득점이 없었다.

반면 범실은 11개를 쏟아냈다.

경기 결과를 가른 것은 시몬의 부족한 2%였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이날 세트 스코어 0-3으로 경기를 내준 뒤 "시몬의 서브와 블로킹이 결정적일 때 터져주지 않았다"면서 "그 한 점 차이로 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바로는 현재 시몬의 무릎 상태는 좋지 않다.

시몬은 이탈리아 세리에 1부 피아첸차에서 올해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는데, 한국으로 건너오기 전부터 무릎이 아팠다고 한다.

그렇게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로 주포지션인 센터가 아닌 활동 범위가 넓고 후위 공격을 소화해야 하는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했으니 상태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시몬은 키 206㎝에 체중은 112㎏으로 육중한 체격이라 점프할 때 받는 무릎의 부담이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큰 편이다.

지난 8월 OK저축은행에 합류한 시몬은 그때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신구 라이벌 격돌은 올 시즌 V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1~2라운드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두 팀이 3라운드 이후부터 과연 어떤 결과를 연출할지 벌써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관심과 열기가 유지되려면 시몬과 레오의 대결 구도가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시몬의 무릎이 한국 배구의 타이트한 일정을 버텨낼 수 있을까.

6라운드까지 치르는 올 시즌 V리그 일정에서 이제 2라운드의 중반을 돌았을 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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