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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中 어선, 태극기 달고 600척 몰려와 '싹쓸이'

입력 : 2014.11.20 09:44|수정 : 2014.11.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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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대통령님 중국어선 좀 제발 막아주세요.’, 얼마 전 청와대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는데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을 요구하는 장문의 편지였다고 합니다. 이 편지는 대체 누가 보냈을까요. 편지를 보낸 주인공은 바로 인천 옹진군수였습니다. 대통령께 절절한 편지글을 보낸 조윤길 옹진군수와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군수님 나와 계시죠?

▶ 조윤길 옹진군수:
네, 저 옹진군수 조윤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A5용지 5장에 달하는 긴 편지를 보내셨어요.

▶ 조윤길 옹진군수:
네, 우리 어민들의 사정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하소연 하는 뜻에서 청와대하고 해양수산부, 국방부 여러 관계 부처에 보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관계부처에도 보내시고, 여야 정당에도 보내셨다고 들었는데요.

▶ 조윤길 옹진군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최근에 어민들이 가장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게,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문제라면서요.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 조윤길 옹진군수:
과거에는 중국 어선들이 서해상에서 NLL, 북방한계선 부근을 넘나들면서 평상시에 낮에는 북쪽에서 조업하고 밤에는 우리 어장에 들어와서 조업하다가 최근에 아주 대담해져가지고 한 600척, 700척이 한 꺼 번에 우리 서북도서 어장까지 들어와서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까지 막 끌어 훔쳐가는 그런 사태가 벌어져서 아주 심각한 실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꺼번에 6~700척이 들어온다고요?

▶ 조윤길 옹진군수:
네, 한꺼번에 6~700척이 떼를 지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아주 해경에서 대처하기도 어렵고 힘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유, 그러면 바다가 아주 새까맣게 덮이겠어요, 이 선박들로.

▶ 조윤길 옹진군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장 내부까지 깊숙이 들어온다는 말씀이시네요?

▶ 조윤길 옹진군수:
네, 주민들이 설치해놓은 어구까지 다 절취해가기 때문에, 아주 어민들은 울분을 토로하고 있습니다.취파_640▷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어구까지 훔쳐갈까요. 그런데 준비들 단단히 하고 들어온다면서요, 중국어선들?

▶ 조윤길 옹진군수:
중국 어선들이 과거에는 규모도 적고 그랬는데 최근에는 선박 규모도 굉장히 커지고, 또 자기들 나름대로 우리 해경에서 단속하면 단속 못 하게 각종 기구라든가, 대항 기구를 갖고 들어옵니다. 집단적으로 오기 때문에 우리 해경도 굉장히 어렵고, 막아내는데 굉장히 힘들어요. 심지어 우리 해경에서 목숨까지 잃어가면서 중국어선들 단속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일들도 있었죠. 그런데 중국어선들이 태극기도 달고 들어오더라고요.

▶ 조윤길 옹진군수:
우리 어선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 태극기도 달고 들어오는 어선들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가관입니다, 무슨 짓입니까, 정말. 그런데요. 이렇게 불법 조업을 하다가 나포된 중국 어선들은 올해에는 얼마나 되나요?

▶ 조윤길 옹진군수:
올해에는 한, 해경에서 나포한 어선이 한 34척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12년도에 62척, 2013년도에 42척이 나포되었는데요. 앞으로도 더 해경에서 나포하겠죠, 적극적으로 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쨌든 그렇게 수백 척이 들어오는 것에 비하면 나포되는 숫자는 턱없이 적네요. 단속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씀이신데, 군수님께서 대통령께 건의한 내용을 보니까 대략 6가지 정도 되던데요. 하나씩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경비세력의 증강, 또 적극적인 단속 이런 말씀하셨어요.

▶ 조윤길 옹진군수:
네, 해경에서 지금 특공대까지 보내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우리 인천 해경의 경비정 규모도 적고 숫자도 적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해안에 있는 경비정들까지 집단적으로 올라와서 대처를 하고 있는데, 너무나 단속하기가 어려운 그런 실정입니다.중국 어선_640▷ 한수진/사회자:
일단은 좀 우리도 경비를 좀 늘리는 게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지금 그저께 해경이 해체가 되지 않았습니까? 어떨까요, 해경 해체로 인해서 단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세요?

▶ 조윤길 옹진군수:
글쎄, 중국 어선들끼리 바다에서 통화하는 내용을 보면, 최근 해경이 해체될 거라고 생각해서 단속이 심하지 않을 것 같다, 하면서 한국 어장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와서 조업하자는 내용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해경이 해체되더라도 앞으로 국민안전처가 설치됐기 때문에, 또 해경이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개편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군에서는 적극적으로 단속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단속해주길 바라고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중국어선들끼리는 해경이 해체되는데, 좀 단속이 앞으로 덜 하지 않을까 이런 얘길 한다는 거군요.

▶ 조윤길 옹진군수:
그렇죠,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최근 더 떼로 밀려들어오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대청도 해군기지, 해군 전진기지로 전환해 달라.’, 이런 말씀도 하셨네요?

▶ 조윤길 옹진군수:
지금 대청도에 해군기지가 있다가 백령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거기에 지금, 여기에서 백령도-대청도까지는 200km가 떨어져 있습니다. 해경력이 출동하기에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중국어선들이 들어왔더라도 긴급하게 가서 대처하기가 곤란합니다. 그래서 거기 해군기지 했던 데를 이용해 해경 전진기지로 삼아 설치해가지고 거기에 해경력이 있다가 중국 어선들이 나타나면 즉각적으로 가서 대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 달라. 지금은 한 200km정도 떨어져 있다는 말씀이세요?

▶ 조윤길 옹진군수:
육지에서 항로 거리도 한 222km 떨어져 있습니다, 백령도가.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중국 어선이 몰려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도 상당히 시간이 걸리긴 하겠네요?

▶ 조윤길 옹진군수:
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불법 민간 어선인데, 해군력이 좀 대응하는 건 어떨까요?

▶ 조윤길 옹진군수:
그거는 지금 뭐 국제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해군까지 나서서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집단적으로 배들이 많이 들어와서, 중국 어선들이 많이 들어와서, 해경력 갖고 대응하기 어려울 때는, 좀 해군도 참여를 해서 같이 대처해주는 게 좋지 않나, 이렇게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북방한계선, NLL부근에 중국어선 불법 조업 방지 시설을 설치해 달라.’, 이 방지 시설이라는 건 뭘까요?

▶ 조윤길 옹진군수:
중국 어선들이 어구를 싹쓸이 조업을 해갑니다. 저인망처럼 해가지고 바다 밑을 끌어가는데요. 저희가 올해 중앙에서, 해양수산부에서 지원을 받아가지고 10억 원 정도를 해서 올해 설치를 했습니다, 몇 군데에요.
그런데 이거 가지고는 너무나 바다가 넓기 때문에, 이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많이 설치를 해가지고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못하게 바다 여러 군데에다가 어초시설처럼 설치를 해가지고 그물이 걸리게끔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지원을 많이 해달라는 그런 뜻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서해 5도 조업구역 어장을 확장 해 달라.’,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 조윤길 옹진군수:
주민들의 바람은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장까지 들어와서 다 우리 어구까지 끌어가는데, 우리 어민들은 조업 구역이 있습니다. 조업할 수 있는 어느 구역을 정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좀 더 넓혀 달라, 그런 뜻인데요.
그거는 우리 국방부하고 해양수산부하고 관계부처가 협의하면, 어민들의 바람대로 완전히 많이 넓히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조금 수용해줄 수 있다고 저희는 생각해가지고, 그 어로 구역을 확장해 달라, 그런 뜻에서 어민들의 바람을 전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군사 안보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겠지만 그만큼 우리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어떤 식이라도 조치가 필요하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사실 지금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는 그런 말씀들도 많이들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민들이. 어떤 지원이 좀 구체적으로 필요할까요?

▶ 조윤길 옹진군수:
이번에 한 6~700척이 들어와 가지고 우리 어구까지 끌어가기 때문에, 어구를 7~80%를 손실을 봐가지고 실질적으로 조업을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고요. 또, 그러다보니까 여러 날 출어 통제도 하고 이런 손실을 많이 보기 때문에, 지금 중국 어선들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에게 범칙금도 부과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이런 자원들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어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경제적인 이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그런 뜻에서 보고를 드렸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거의 해적 수준이에요, 중국어선들. 불법 조업에 대해서 단속강화가 정말 절실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조윤길 옹진군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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