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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가보니…'규제 안받는 대형마트?'

입력 : 2014.11.19 18:16|수정 : 2014.11.19 18:16


이케아는 오늘(19일) 한국 첫 매장인 광명점 개장을 한달여 앞두고 일부 공간을 공개했습니다.

광명점은 지하 3층, 지상 매장 2층에 연면적이 13만1천550㎥입니다.

창고형 매장 형태로 가구, 침구, 생활·주방용품, 아동용 소품 등 8천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합니다.

2층은 거실, 어린이방, 침실 등을 모델하우스 같은 '쇼룸'(showroom)으로 꾸며 침대, 소파, 책상, 카펫, 장난감 등을 전시했습니다.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를 저가에 판매하는 게 특징으로, 이날 공개된 가구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제품보다 아기자기하지만 단순한 디자인의 제품이 주로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이용할 출입구, 주차장, 카페테리아 등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로 매장이 어떻게 운영될지 가늠해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이케아 관계자들은 광명점이 "세계 최대 규모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홍보하면서도 연매출 목표나 교통·주차 대책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케아가 광명점 매장과 카탈로그, 홈페이지 등에서 공개한 판매 품목에 따르면 이케아는 사실상 가구 매장이 아닌 대형마트에 가까워 보입니다.

가위, 도화지, 물감, 펜 등 문구류와 건전지, 거품기, 그릇 같은 생활 용품도 무더기로 내놨습니다.

특히 2층 카페테리아에서는 미트볼, 연어요리 등을 판매해 외식업과 겹칠 가능성이 있고, 시나몬번, 핫도그 등은 제빵업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케아 광명점은 실제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가구 대 잡화 비율이 4대 6으로 사실상 대형마트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형마트는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일 등의 규제를 받지만 이케아는 '가구 전문점'으로 승인 받아 이러한 규제를 교묘히 피해갔다는 것입니다.

광명시 광명동의 동네슈퍼인 L슈퍼 관계자는 "이케아가 들어온다고는 들었는데 가구만 파는 매장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이미 대형마트가 들어서서 매출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하나가 더 생긴다면 손님이 많이 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광명 지역의 중소 가구업체에도 직격탄이 우려되지만 개장을 한달여 앞둔 시점까지 이케아는 구체적 상생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광명점 매장 일부를 국내 가구 업체의 전시 공간으로 마련하겠다는 게 이케아측 입장이지만 실효성은 불투명합니다.

광명역 인근의 가구 매장 관계자는 "이케아 매장에 전시 공간을 마련해 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 "설령 그렇더라도 적진에 들어가 우리 제품을 보여주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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