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포토] 영일만신항 노조원 2명, 타워크레인 45m 높이서 시위

입력 : 2014.11.19 15:40|수정 : 2014.11.19 15:40


경북 포항의 영일만신항 노조원 2명이 오늘(19일) 오전 포항시 북구 영일만항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노조원 2명은 오전 4시 영일만항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타워크레인에 올라갔습니다.

이들은 타워크레인(높이 80여m) 중간인 45m의 크레인 운전실에서 "(경북항운노조가 독점하고 있는) 하역작업 일거리를 나눠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에 병력 90여명과 소방차, 응급구조차 등을 배치한 뒤 내려오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영일만신항 노조는 영일만항이 들어선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등 4개 마을의 주민 100여명이 하역작업을 맡기 위해 2005년 만든 것입니다.

노조설립 신고가 반려된 이후 지루한 법정싸움 끝에 2011년 노조설립에 이어 올해 초에는 영일만항 노무공급권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10여년간 법정싸움을 하는 사이 기존의 경북항운노조가 2016년까지 영일만항 하역작업을 독점하는 계약을 했습니다.

노무공급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일거리를 얻지 못하는 실정인 것입니다.

노조원들의 생계마저 막막해지면서 최근 한 노조원이 자살을 기도했고, 지난달에는 노조원들이 고용노동부 포항지청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습니다.

노조원 10여명이 포항시의회 로비를 점거하고 관련기관과 양 노조가 참여하는 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5일 영일만항에서 집회를 벌이는 과정에 노조원 9명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해경에 구조되는 등 갈수록 과격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노조원은 "영일만항 개항 이후 어장을 잃은 주민들의 살 길이 막막해졌고 포항시가 약속한 일자리 창출도 물 건너 갔다"며 "주민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항만 일거리 뿐이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노조는 크레인 점거에 이어 21일부터 전체 노조원과 가족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노동부와 포항시 등은 영일만항 하역 일거리는 당사자인 두 노조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방관하고 있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