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친절한 경제] 10원 동전 녹여 거액 챙긴 일당…기막힌 수법

김범주 기자

입력 : 2014.11.19 11:48|수정 : 2015.03.12 11:16

동영상

<앵커>

이어서 친절한 경제 김범주 기자와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10원짜리 동전을 녹여서 그걸 덩어리로 만들어서 팔았다고 하는데 이게 10원짜리라도 돈이 되는 모양이죠?

<기자>

돈이 되죠. 이게 동전이요, 동그래서 동전이 아니고요, 동으로 만든 돈이라서 동전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특히 옛날 10원짜리에 워낙 동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65%가 동이고 아연이 한 35% 들어있어요, 이걸 녹이면 돈이 되는 거죠.

<앵커>

그래요, 이게 동 파이프 같은 것 굉장히 비싸다는 얘기는 들었거든요, 얼마나 나오나요?

<기자>

10원짜리를 녹이면요, 동이 30원어치가 나옵니다.

10원이 30원짜리거든요,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을 합니다. 보면서 설명을 드릴게요.

공장에 경찰이 들어갔는데, 저렇게 저 빨간 불이 보이시죠.

저게 이제 동이 녹고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저걸 10원짜리를 넣고요, 그리고 동이 녹아 나오면 저기 보이는 것처럼 떠서 앞에 있는 주물에 붓는 거죠.

그러면 동 덩어리, 동 괴가 되는 겁니다.
 
이걸 두 사람이 1년 동안 저 작업을 했어요, 10원짜리를 얼마나 녹였냐면 7억 원어치, 7천만 개를 녹였습니다.

그래서 동 괴를 370톤을 만들었거든요, 7억 원어치를 녹였더니 그럼 얼마가 됐냐면, 20억 원을 벌었습니다.

정확하게 세 배 번 거죠.

<앵커>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했나 싶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런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 또 이런 일이 안 발생하려면 강력하게 처벌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자>

그러니까요, 저분들이 선구자가 아니고요, 앞서 갔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 번 이미 시도가 됐던 일인데, 이것도 한 번 보여드릴게요.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저희가 취재를 해서 보여드린 적이 있는데 저 때는 경찰하고 취재진이 같이 들어갔는데 지금 보시는 저 안에 10원짜리가 보입니다.

저렇게 10원짜리 보이시죠. 저렇게 넣고 녹이는 겁니다.

그런데 4년 전만 해도 저 사람들을 잡았는데 처벌할 규정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후에 법을 만들었습니다.

법을 만들었는데, 법이 약해요, 5천만 원 이하 벌금 혹은 6개월 이하 징역, 아까 말씀드린 대로 몇억 원을 버는데 계속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거죠.

올해도 여러 번 잡혔는데, 저렇게 만들면 아무래도 투박해 보이니까 들통이 나잖아요, 지금 보이는 것처럼 파이프를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기술을 발휘해서.

여기서 궁금증 하나가 저렇게 하려면 동전이 몇천만 개가 필요하거든요, 그건 어디서 났을까요?

<앵커>

요즘 어딜 가도 10원짜리 몇 개 구하려고 해도 구하기 참 힘든데 전문적으로 유통하시는 분들이 있나요?

<기자>

중간 수집상이 또 있습니다. 수요가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중간에 돈을 모아 줍니다. 10원짜리를.

이것도 보시면 큰 마대자루에 하나 가득, 지금 보시는 저런 건데, 저게 10원짜리에요, 띠지도 떼지 않은 10원짜리들 하나 가득 있지 않습니까?

중간 수입상들이 저걸 다 모아서 건네주는 거에요, 저렇게 큰 통에다가.

어떻게 모으는 건지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 모 씨/피의자 : (은행에) 필요한데 쓴다고 그거 모으면 좀 되거든요. 많이는 안 바꿔주고 이천 원, 삼천 원씩 바꿔줘요.]

여러 군데를 다니면서 이렇게 모으는데 이렇게 모아오면 수고비를 줘야 되는 거잖아요, 여기서 10원짜리 하나에 수고비 5원을 얹어 줍니다.

그러니까 반대로 얘기하면 10원을 15원 주고 사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7억 원어치 녹여서 20억 팔았다고 이렇게 말씀했습니다만 중간에 수수료 떼주는 것도 있고 운송비도 있고 하다 보니까 실제로는 한 7억 정도 벌었다. 이렇게 추산이 됩니다.

<앵커>

돈 가치가 워낙 올라다가 보니까 요즘 바닥에 10원짜리 떨어져도 잘 줍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옛날에는 그래도 이게 다 필요해서 만든 돈들 아닙니까, 참 저렇게 되는 것 보니까 안타깝네요.

<기자>

이 10원짜리를 처음 만든 게 1962년, 50년 전에 처음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6, 70년대에는 참 적지 않은 돈이었습니다.

이게 적지 않은 돈인 걸 아는 것 자체가 연식을 입증하는 건데, 70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저 버스, 버스값이 10원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1천 원이 넘잖아요, 그리고 새마을담배라고 당시 담배 한 갑이 또 10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0원짜리가 제일 많이 쓰이고 만들 이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애물단지가 된 게 어디 가서 현금 냈다가 10원짜리 받으면 이거 어디다 쓰지, 이렇게 좀 약간 곤란해지는 건데, 이게 뭐냐면 50년 전에 만든 시스템 이거든요, 경제 규모가 커졌는데 돈 가치는 그대로 되니까 이게 지금 화폐개혁 얘기가 슬슬 나옵니다.

0을 하나 없애는 거죠.

10원 없애고, 1만 원도 1천 원 만들고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경제 관료들이나 이런 분들이 이런 얘기, 전직 관료들,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게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지금 10원짜리가 60억 개가 돌아다닙니다.

이걸 녹이고 싶은 사람들은 점점 나올 수밖에 없는 현장 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

<앵커>

보니까 시설도 굉장히 단순해서 일단 10원짜리 수집만 하면 바로 돈이 되니까 무슨 대책이 없으면 계속 이런 범죄가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책이 있어야겠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