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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문 "APEC 모양새 갖추려 시진핑이 중일회담 원해"

입력 : 2014.11.18 14:44|수정 : 2014.11.18 14:44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굳은 표정으로 아베 총리와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해 관심을 끈 중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언론이 '회담을 원한 것은 시 주석이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중국이 일본의 요구에 응해 정상회담을 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시 주석의 필요에 의해 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이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해 주변국과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으나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이었기 때문에 행사가 성공했다는 인상을 주려면 아베 총리나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필리핀과도 정상회담을 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일본 측과의 협의 창구로 부총리급인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국무위원을 이례적으로 지명했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중국 측의 요청으로 10월 말에 한 번 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언론에 알려진 예방과 별로도 시 주석을 따로 만난 사실 등을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절실하게 원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상대국의) 요구에 응했다고 말하지만 자신(중국)이 요청한 때도 많다"는 중국 외교 소식통의 발언을 전하며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을 보냈을 때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닉슨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희망한다고 들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의 요청에 응했음을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중국이 소련과 대립하는 상황이라서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원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일 정상회담에 관해 외교가에는 오히려 아베 정권이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외교 성과로 내세우고자 의장국이라는 중국의 처지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상회담을 원했던 것은 시 주석'이라는 분석은 결과적으로 "일본의 요청에 응해서 회담했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한 대항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한·중·일 3국의 외교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본이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시각이 투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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