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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고급 아파트에 고라니 출몰…어디서 왔을까

류란 기자

입력 : 2014.11.18 11:13|수정 : 2014.11.18 16:43


서울 강남권의 고급 아파트에 야생 고라니가 출몰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지역 주민과 송파소방서에 따르면 어제(17일) 오후 4시쯤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내에 키가 1m 남짓인 야생 고라니가 나타났습니다.

한 주민은 "자동차를 타고 단지 안을 지나는데 갑자기 휙 하고 고라니가 차앞을 지나갔다"면서 "순간 헛 것을 본 것 아닌가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호기심을 느낀 10대 남학생들이 뒤를 쫓자 놀라 껑충거리던 고라니는 이 아파트와 차도 맞은편 다른 아파트 단지를 오가며 숨바꼭질을 벌였지만 결국 오후 4시 반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119소방대원들에게 포획됐습니다.

출동했던 대원은 "차도를 몇 차례 건너가며 쫓아간 끝에 막다른 화단 쪽으로 몰려 돌아나오는 고라니를 그물망으로 포획해 송파구청에 넘겼다"고 말했습니다.

포획된 고라니는 앞다리 한쪽이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송파구청은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 고라니를 인계했고, 이 고라니는 경기도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되면 방사될 예정입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한상곤 자문위원은 "다리가 부러진 것은 로드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주변에는 석촌호수를 제외하면 특별한 녹지 공간이 없고,1㎞ 남짓 떨어진 한강변이나 탄천 사이는 모두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한 자문위원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고라니가 발견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하면 탄천을 따라 이동하던 중 길을 잃고 도심을 가로질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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