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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유인태 의원 "사형 집행, 피해자 가족에 순간 위안일 뿐…"

입력 : 2014.11.18 10:12|수정 : 2014.11.18 14:32

* 대담 :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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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사형제 존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이 꼭 10년 만에 사형제 폐지 법안을 들고 나왔는데요. 여러분은 사형제 폐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제도이다, 아니다, 흉악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으로 응징해서 일벌백계해야 한다, 참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되어 왔죠. 유인태 의원은 왜 사형제폐지를 주장하는지 직접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인태 의원님?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국회에서 토론회도 여셨던데요. 10년 전에도 사형제 폐지 법안 내셨죠? 그 때는 무산이 됐어요, 왜 그랬나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그 때 의원들 과반이 훨씬 넘는 175명 서명을 받아서 냈는데, 그 법사위가 이것을 다루는 상임인데요, 그 법사위에 그때 뭐 검찰 출신 법조인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이 그거를 거기서 표결을 안 하고 그냥 17대 국회로 넘겨버렸어요. 그래서 사실 과반 이상의 의원들 서명한 법안이 상임위에서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고 끝났는데, 그 때 조금 흉악범죄가 생겨가지고 여론도 안 좋은 그런 측면도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2004년 17대 국회 시절에, 그 때 발의 직후에 유영철 연쇄 살인사건이 있었고요, 혜진-예슬양 살인사건이 있어서 여론도 좋지 않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법조 출신 의원들, 이 분들은 사형제 폐지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이신 모양이에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사람에 따라 틀리기는 한데요, 그런 경향이 있죠, 부정적인 경향이.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어떨까요, 이번에는 다를까요, 국회통과 자신하세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음, 우리가 이미 집행을 안 한지 17년이 되어서 사실상 사형 폐지국으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잖아요. 뭐 그런 환경 같은 것은, 그때보다는 조금, 제가 지난번에 냈을 때는 우리가 사형 집행 안 한지 7년 밖에 안 돼서, 2007년 12월에 가서야 17대 국회 끝날 때 가서 10년이 되어야 사실상 사형 폐지국으로 국제적으로 인정을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조금 환경이 좀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의원님께서는 왜 꼭 사형제를 폐지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글쎄, 그건 이제 사형 폐지를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주장하는 거지만, 우선 위헌적 요소가 있고요, 위헌 소송에서 위헌 판결을 받지는 못했지만 우리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부정하는 거다, 사형 제도라는 건. 아무리 흉악범이라 하더라도 또 다시 사형이라는 것은 국가가 저지르는 살인 아니겠어요. 그래서 실제로 그 헌재에서도 한 절반 가까운 분들은 그런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것에 동의를 했었어요. 그런데 위헌 판결을 받진 못했고요. 그리고 세계 사형의 역사를 보면 오판의 가능성은 집행당한 사람 중에 나중에 또 밝혀진 사례도 부지기수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억울한 죽음이 있을 수가 있죠.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네, 세계사적으로 억울한 죽음이 꽤 있어왔어요, 그리고 사형이 별로 흉악범죄 억제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게 이제 UN이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것도 그렇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면 미국이 사형제를 18개 주 빼고 나머지 32개 주가 사형제가 있는데, 사형제도가 있는 미국이 아마 흉악 범죄가 제일 많이 일어나는 나라 아닌가요? 그러니까 이게 별로 뭐 사형이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끔찍한 흉악범죄가 일어났을 때 사형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형제가 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난 거 아니겠습니까. 억제 효과가 없다는 것은 UN조사에서도 판명이 난 거고, 우리 뭐 삶, 경험 속에서도 유럽이나 세계 거의 140개 국가, 사실상 사형폐지국까지 합쳐서 140개에요, 105개 국가가 사형을 폐지했구요.

▷ 한수진/사회자:
140개 국가나 되는군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네, 유럽은 EU는 뭐 사형제가 있으면 EU에 가입을 못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아, 아예 제도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군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네, 제도적으로 EU 가입을 못해요. 그런데 뭐 그쪽에 사형제 없어서 그렇게 흉악범죄가 많이 일어난다고 하면 아마 국민들이 사형제 다시 부활하자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네, 의원님께서도 사형선고를 받으신 적이 있잖아요. 그래서 아마 또 그런 또 사형제 폐지 힘쓰는 데는 의원님 이런 경험관도 좀 관련이 있으실 것 같아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뭐, 아주 없진 않지만, 그게 중요한 동기는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반론하시는 분들 보면, 죽음으로라도 죗값을 치러야 한다, 쉽게 말해서 피해자는 죽고 없는데 범죄자 목숨과 인권만 중요하냐, 피해자 가족의 아픔과 고통은 어떻게 보상할거냐, 이런 말씀들도 많이 하시거든요. 어떻게 반론하시겠어요?유인태_640▶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물론 민간에게 응보 욕구라는 게 있어서, 그 사형 집행이 피해자의 어떤 감정에 일시적으로 조금 위안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요. 그건 순간뿐이거든요. 오히려 피해자들의 삶에 계속 어떤 정신적, 물질적 지원, 사회적인 관심, 공동체, 이런 것을 우리 국가와 사회가 해야 될 일이지, 그냥 국가는 피해자들에게 그 놈 죽였으니까, 내 할 일 다 했다, 사실상 우리나라 지금 그렇게 방치하고 있지 않습니까, 피해자에 대한 아무런 지원이 없지 않습니까. 그건 그런 방향으로 가야지, 사형 집행을 했다고 해봤자 그 한 순간 아마 조금의 위안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건 그 순간으로 끝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최근만 해도요, 당장 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재판에서도 선장이나 선원에게 살인죄 적용해야 된다, 사형선고 해야 된다, 이런 요구 많았잖아요, 의원님, 그리고 또 윤 일병 사망 사건에서도 그랬고, 계모 상습폭행으로 숨진 8살 어린이 사건에서도 그랬고, 이럴 때는 가해자를 사형으로 응징해야 된다는 여론이 높았거든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네, 그것도 이준석 선장이 뭐 지금 36년인가 받았지 않습니까. 그 분 나이로 보면 사실상 사형과 다를 게 뭐가 있겠어요. 살아서 이 세상에 나오기는 거의 어려운 것 아닌가요, 1심 선고량을 보자면. 꼭 국가가 거기서 집행을 해야 그렇게 속이 시원할까요?

▷ 한수진/사회자:
또 앞서도 말씀하셨지만 지난 97년 지존파 이후에 사형집행이 우리나라는 멈춰있는 상태잖아요. 그냥 이대로 둬도 되지 않을까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아니 근데 그렇게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던데, 범죄 억제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게 판명이 된 이상, 집행을 안 할 거면 아예 제도를 실질과 명분을 일치 시켜서 그 사람들 나가서 노동도 하고, 그 안에서, 그게 지금 교정당국도 상당히 골치 아픈 모양이데요. 사형수는 옛날에는 합방 시켰는데 현재 독방에 있으면서 그 사람 노역도 못 나가고 언제고 내일이라도 집행 명령이 떨어지면 집행할 수 있는 그런 상태로 가야 되는데 실제로 17년간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니까 여러 가지로 오히려 더 좀 골치 아프지 않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아동성폭행범은 사형까지 포함해서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지금 대통령께서는 사형 제도에 찬성하는 입장이죠?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뭐 후보시절에 하신 말씀으로 보면 찬성하는 걸로 보여지는데, 근데 뭐 선거 때야 다 표가 되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그게 또 우리 국민들의 여론에 좀 부합하는 거니까 그렇게 말씀하셨겠죠. 그런데 지금 생각은 모르겠습니다. 그 분 후보 때 하신 거야 표 얻는 이야기 많이 하셨잖아요, 그리고 지킨 것 뭐 별로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 대목도 같이, 똑같이 좀 생각이 바뀌셨으면 좋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형제도에서도 생각이 좀 바뀌셨으면 좋겠다, 어제 토론회 참석한 조국 교수는, “보수 정부가 사형제 폐지 추진하는게 훨씬 효과적이고 쉬울 것이다” 이런 말씀 하셨더라고요. 이건 무슨 뜻일까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글쎄, 대게 좀 보수성이 강한 사람들이 강력한 인과응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사형 폐지 결단을 오히려 지금 같은 박근혜 보수 정부가 하면 훨씬 더 의미가 크다, 그리고 이건 박근혜 정부의 큰 업적이 될 거다, 어제 조국 교수 그렇게 말씀하시데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실제로 어떻게 될지 좀 지켜봐야 되겠네요. 꼭 10년 만에 재도전을 하시는 건데요. 그리고 의원님, 모신 김에 다른 이야기도 여쭤보겠습니다. 의원님 하면 대표적인 개헌론자시기도 한데, 어떤가요, 지금 이번 국회에서 개헌 논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인지 몰라도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웃음) 왜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아, 주변에서는 안 그러시나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압도적 다수가 개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지금 여론조사도 조금 설문에 따라 틀리긴 하지만 우리 여론도 이제 개헌을 해야 된다는 쪽에 훨씬 우세한 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 한수진/사회자:
하지만 대통령이 반대하시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입장이 좀 후퇴한 것 아닌가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대통령의 경우 블랙홀이다, 해서 지금 뭐 사실 그동안 업적이 별로 없는데 여러 가지 업적을 내려고 하는데 이거에 빨려 들어가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는 그 두려움이 있으시겠죠, 대통령 입장에서. 그런데 그건 이번 정기 국회가 끝나고 나면 대통령 생각도 좀 바뀔 수 있고요. 아마 대통령이 사형제 폐지하고 개헌에 찬성하면 이 박근혜 정부는 역사에 아주 남는 위대한 정부가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위대한 정부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집권을 하지 못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아 뭐 그거와는 관계없이요, 어쨌든 그건 우리 역사의 큰 틀을 바꾸는 거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불신 받고 있는 정치가, 그래 그나마 좀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거니까, 그리고 그 다음은 지금과 같은 개헌을 하자는 게 승자 독식, 51%만 투표 하면 100%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오는 여러 가지 갈등과 마찰 이런 걸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개헌이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뭐 우리가 그때는 집권을 했냐, 49% 비슷한 우리가 그걸 국정에 반영할 수 있다고 하면 굳이 꼭 집권을 해야 되겠다 그 싸움 때문에 사실 정치가 이렇게 불신으로 갔고, 그걸 고치자는 것이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좀 짧게 여쭤보겠는데요. 지금 새정치민주엽합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 나온 것 중에 하나가 당권, 대권 분리하자, 의원님은 어느 쪽이세요? 분리해야 된다고 보세요?

▶ 유인태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아니, 그것도 일리는 있어요, 당권-대권 분리하자 그래서 우리 당헌상 대통령 후보 나올 사람은 당권에서 1년 전에 사퇴하게 당헌은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기한이 많기 때문에 그거를 인위적으로 바꾸기보다는 그러한 제도가 당헌에 있는 정신에 대해서는 또 공감하는 의원들도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바꿔서, 혹시 경쟁이 예상되는 사람이 그 제도를 그렇게 바꾸려고 하는 것은 모양이 좀 좋아보이진 않고요. 그냥 어느 편에도 관계없는 의원들 속의 다수가 그렇게 원한다고 하면 전당대회에 그런 여론이 영향을 미치지 않겠어요. 저는 그렇게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네,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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