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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당권·대권 분리론' 주장…기선제압 시도?

입력 : 2014.11.17 16:07|수정 : 2014.11.17 16:07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이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묘한 긴장관계 속에서 당권을 염두에 둔듯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전당대회 룰과 당내 현안에 대해 제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차기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범친노(친노무현) 그룹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박 비대위원은 1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국익과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당권 후보를) 대권 후보와 분리해야 한다"며 대권·당권 후보 분리론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그러면서 "투쟁과 양보 등 정치 최전선에서 뛰어야 할 야당 대표를 3년이나 남은 대선 후보가 맡게 되면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처럼 상처를 받기 쉽다. 또 만약 대권후보가 당권에 도전하면 다른 대권후보들이 그대로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대권·당권 후보 분리론에 대해 "민주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말"이라는 문 위원장의 최근 경고를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박 비대위원은 이날 취재진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의 발언이 '문재인 비대위원의 출마를 원천봉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인다면 제 잘못이다. 당헌·당규상 누구나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누구나 (문 비대위원을) 대권후보로 생각하는 게 사실 아닌가"라고 반문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지난 9월 문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로 촉발된 모바일 투표 논란에 관해서도 "모바일 투표는 내가 (문 위원장에게) '말조심해야 한다. 그것은 안 된다'라고 했더니 없앴다. 모바일 투표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고 재차 쐐기를 박았다.

이날 문 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의 연이은 대권후보 불출마론 제기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장외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이 3년 뒤에 있고, 당 대표는 2년 임기다. (임기가) 끝나고 나가도 되는 것을 지금부터 그만두라면 되나"라며 "자기들이 불리하니까 누구를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괜히 일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문 위원장의 경고성 메시지에도 박 비대위원이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은 경쟁자인 문 비대위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는 동시에 마땅한 당권주자가 없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표심을 끌어안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박 비대위원이 민감한 시점에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갖는 등 적극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 것도 선거전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과감하게 치고나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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