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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러 최룡해가 찾을 하바롭스크는 부친이 활동한 곳

입력 : 2014.11.17 15:01|수정 : 2014.11.17 15:01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 방문 기간(17∼24일)에 극동 하바롭스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과 하바롭스크의 인연에 관심이 간다.

지난 14일 러시아 외무부는 최룡해가 모스크바에 이어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최룡해가 하바롭스크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 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지역은 최룡해의 부친이자 항일빨치산 1세대인 최현 전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활동했던 곳이다.

김일성 주석을 비롯한 항일유격대는 1930년대 중반부터 1941년까지 중국인들과 함께 '동북항일연군'(東北抗日聯軍)에서 활동하다 하바롭스크의 소련군 주둔지로 이동했다.

1930년대 말 시작된 일제의 재토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김일성과 최현은 소련 극동군 제88보병여단에 편입됐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조선인이 주류를 이룬 제1대대의 대대장이었고 최현은 김일성의 지휘를 받았다.

김일성과 최현 등 항일유격대원들은 하바롭스크에서 소련군으로부터 군사훈련 등의 지원을 받고 전열을 정비할 수 있었다.

또 김일성은 이곳에서 최용건, 김책 등 다른 항일유격대 지도자들을 만나 우의를 다졌고 이들 항일빨치산 1세대는 해방 후 북한 정권 수립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최현은 김일성 시대에 인민무력부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노동당 정치국 위원 등을 지내며 지금까지 북한에서 '충신'의 전형으로 크게 선전되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감안할 때 하바롭스크는 북러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로 이해할 수 있다.

북한 매체는 김 주석이 하바롭스크에서 소련군으로 활동한 사실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소련에서 조국광복을 준비했다"는 선에서 선전하고 있다.

또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를 백두산 밀영으로 선전하지만, 실제 태어난 곳은 하바롭스크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도 생전에 러시아를 방문할 때 하바롭스크를 여러 차례 찾았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1년과 2002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하바롭스크에서 제약회사, 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하바롭스크는 북러 협력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북한은 올해 초 하바롭스크에 관광 사무소를 열었고 지난달에는 리수용 외무성이 하바롭스크를 방문해 러시아와 농업 협력을 논의했다.

최룡해의 하바롭스크 방문 일정은 양국의 경제적 협력과 함께 항일빨치산들의 활동 공간이었다는 점이 고려됐을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룡해가 하바롭스크를 방문하는 것은 김일성, 최현 등 항일빨치산 1세대들의 혁명 전통과 연대감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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