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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핀 꽃 차두리…'한교원 결승골' 결정적 도움

입력 : 2014.11.15 02:53|수정 : 2014.11.15 02:53


축구 인생 황혼기의 막바지에 들어선 차두리(34·FC서울)가 암만 땅에서 붉게 타 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터진 한교원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한교원의 헤딩 골은 오른쪽에서 차두리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줬기에 가능했다.

그가 슈틸리케호에 발탁된 뒤 올린 첫 번째 도움이다.

이날 차두리의 활약은 '1도움'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초반 김영권의 수비 실수 탓에 상대 측면 공격수 칼릴 바니 아테야에게 크로스를 내줬다.

문전에서 스트라이커 아흐마드 하옐이 헤딩 슈팅을 했고 공은 골대를 맞았다.

적잖게 흔들리는 모습이었으나 한국 수비진에는 팀의 '맏형' 차두리가 있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 오다이 알-사이피를 꽁꽁 묶었고 공격 시에는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활로를 뚫었다.

그의 전성기 이상 가는 경기력이었다.

이날 알제리 관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야유를 받은 선수는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전반만 소화한 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와 교체됐으나 승부의 향방은 사실상 그의 발끝에서 갈렸다.

지난 9월 평가전을 앞두고 차두리가 거의 3년만에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만 해도 그가 이처럼 순도 높은 활약을 매 경기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만점 활약을 이어갔으나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로 대표팀이 어수선한 가운데 차두리는 베테랑으로서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주로 맡을 것 같았다.

이날 차두리는 벤치에서 시작한 주장 구자철(마인츠) 대신 완장을 찼다.

그러나 그를 돋보이게 한 것은 완장이 아니라 폭발력에 완숙미까지 더한 경기력이었다.

차두리는 최근 올시즌이 끝나면 은퇴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러나 최용수 서울 감독은 물론 수많은 팬들이 그가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대표팀이 55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은 어쩌면 그의 현역 마지막 무대가 될 지도 모른다.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도 아시안컵 우승은 경험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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