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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영상] 타요·러버덕·라바·뿌까…동심에 물든 서울

입력 : 2014.11.17 13:27|수정 : 2014.11.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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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동심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 '꼬마버스 타요'가 그려진 시내버스를 운행 중입니다. 대중교통 이용의 날을 맞아 도입한 '타요버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눈, 코, 입이 붙은 이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주말이면 부모들이 아이 손을 잡고 버스 차고지까지 찾아왔습니다. 운행을 시작한 지 8개월이나 됐지만, 인기가 식을 줄 몰라서 운행 기간이 연말까지로 연장됐습니다.

이달 1일부터는 서울 지하철에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가 등장했습니다. 지하철 개통 40주년을 맞아 2호선 전동차 한 대의 안팎에 라바 캐릭터를 입혔습니다. 노란색과 빨간색, 두 마리의 애벌레가 그려진 이 전동차를 타기 위해 역시나 엄청난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평일과 토요일에는 하루 8번, 공휴일에는 7번 운행되는데, 운행 시간 문의가 잇따라 역사마다 라바 지하철 운행시간표가 게시됐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지난 한달간 1톤 짜리 거대한 고무오리 한 마리가 화제였습니다. 지난달 14일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띄워진 고무오리 '러버덕'은 2007년부터 '러버덕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세계를 돌며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러버덕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가 됐습니다. 전시 첫날 바람이 빠져 축 늘어진 모습에 '피곤했나 보다'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고, '나 머리 쿵해쪄'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캐릭터 '피카츄'가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 상륙했습니다. 큰 머리와 2등신의 귀여운 외모로 1990년대와 200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피카츄. 그들이 떼지어 몰려 온다는 '피카츄 쇼타임'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흥분했습니다. 사람 크기만한 피카츄 수십 마리가 동대문디지털플라자 곳곳을 거니는,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상상하며 행사 당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아쉽게도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피카츄 '쇼타임'은 '감금 타임'이 됐고, 결국 안전 문제가 거론되면서 취소됐습니다.

피카츄와의 충분한 만남을 갖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구원투수 '뿌까'가 달래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외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국산 토종 캐릭터 뿌까를 시정 홍보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찢어진 눈에 양갈래 만두머리를 한 여자자이 모습의 뿌까는 2000년 국내 캐릭터 업체가 개발해 세계 150여개 국에 진출한 대표적인 국산 캐릭터입니다. 서울시는 뿌까 캐릭터를 활용한 버스승강장 설치나 안내판·가로판매대 설치, 공중예절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뿌까가 국내에서 10~30대 여성에게 인지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여성과 어린이 관련 주요 시정 정보에 뿌까를 접목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성공한 국내 대표 캐릭터 제작사들의 재능기부와 협조, 서울시의 아이디어가 만나 시민들의 일상 속에 들어온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예전 같으면 어린아이들이나 좋아했을 법한 이 캐릭터들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제는 어렵고,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위안을 얻습니다. 호수 위에 떠있는 러버덕을 보면서 어린시절 목욕탕에서 오리 인형을 가지고 놀던 추억을 떠올리고, 알록달록한 캐릭터가 그려진 대중교통에 몸을 싣고 고단한 하루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합니다. 

서울에 찾아온 깜찍한 친구들이 선사한 따뜻한 순간들. 비록 기대에 못 미친 순간도 있었지만, 이 깜찍한 친구들 덕분에 우리는 동심에 물들 수 있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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