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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안타' 서건창의 깨달음 "야구 정말 어렵다"

입력 : 2014.11.14 09:40|수정 : 2014.11.14 09:40


한 시즌에 200안타를 친 타자에게서 계속 "아쉽다"는 단어가 미련처럼 흩어져 나왔다.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25)에게 올해는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서건창은 올 시즌 역대 첫 한 시즌 200안타, 역대 최다 득점(135득점), 최다 3루타(17개), 최다 멀티히트(66개) 등 수많은 기록을 양산했다. 그는 1년 동안 32년의 프로야구 역사를 뒤흔들어놓았다.

그러나 그가 아쉽다는 말을 반복한 것은 포스트시즌 때문이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2타수 6안타 5득점 타율 2할7푼3리로 무난한 활약을 했던 서건창. 그는 기대가 한껏 커진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16타수 3안타 타율 1할8푼8리를 기록하더니 한국시리즈에서 23타수 4안타 4득점 타율 1할7푼4리로 고개숙였다.

서건창은 지난 13일 "한국시리즈를 생각하면 성적이 말해주듯이 아쉽고 아까운 기억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시리즈는 철저하게 개인 기록보다 팀이다. 팀이 졌으니 무조건 못 한 것"이라고 자책했다. 넥센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2승4패로 무릎꿇었다.

그는 "올해 정말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운좋은 시즌을 보냈는데 이번에 저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다시 깨달았다. 선배들께서 '야구 정말 어렵다.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있다'라고 하셨는데 전 아직 야구를 논할 단계도 못 되지만 그게 무슨 느낌인지 조금씩 이해되는 단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서건창의 시즌 기록은 한국시리즈에 묻혀서는 안될 가치가 있다. 그는 "항상 이야기하지만 저 혼자라면 그 기록들은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저는 최선을 다했을 뿐 운이 많이 따르기도 했다. 연습 등 타석까지 가는 과정은 결코 혼자 할 수 없었다. 막판까지 힘을 덜어주신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의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서건창은 팀에서도 장비를 가장 많이 쓰는 타자다. 올해 특히 많이 출루하고 뛰어다녔다. 한 시즌 동안 허리 벨트는 많을 때 10개, 스파이크도 10켤레, 유니폼은 3~4개 씩이 필요하다. 나가서 슬라이딩을 많이 하다보니 장갑은 한 시즌에 100켤레를 쓴다. 그의 땀이 묻어나는 숫자들이다.

서건창은 "지금은 이제 푹 쉬면서 그 동안 밀렸던 일들을 하고 있다. 휴식도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내년에도 경기수가 늘어나는 만큼 체력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아직 와닿지는 않고 겪어봐야 알겠지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휴식도 훈련의 연장'이라는 그는 벌써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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