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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일본 전쟁사령부 안내판에 강제동원 '물타기'

홍순준 기자

입력 : 2014.11.14 09:55|수정 : 2014.11.14 10:40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전쟁 사령부로 지어진 시설의 안내판에 조선인 노무자 강제동원이 '전부 강제적이지는 않았다'는 견해가 병기됐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나가노 시의 '마쓰시로 대본영' 지하호 안내판의 강제동원 관련 문구가 어제 시의 위탁을 받은 업체에 의해 교체됐습니다.

새 안내판에는 "많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지하호 건설에 강제적으로 동원됐다고 한다"는 문구와 "반드시 전부가 강제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문구가 함께 기재됐습니다.

기존 안내판에는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적으로 동원됐다"는 단정적인 문구만 있었습니다.

이번 안내판 교체에 앞서 나가노 시는 지난해 8월부터 "강제적"이라는 단어 위에, 그 단어가 보이지 않도록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마쓰시로 대본영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이 본토 결전에 대비해 일본군 참모본부와 정부행정기관, 일왕 거처 등을 옮기려고 마쓰시로읍 일대 3개 야산에 극비리에 건설하던 대규모 지하호로 당시 이 공사에는 수천 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습니다.

나가노 시의 이번 조치는 학계의 여러 주장을 소개하는 형태를 취했지만, 결국 일제 침략사의 일부인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을 희석시키려는 조치라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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