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시대 대형 무덤 주인 밝혀지나…유골 발견

알렉산더 대왕 시대의 거대 무덤에서 유골이 발견됨에 따라 이 무덤의 주인이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그리스 문화부는 지난 8월 초 북부 마케도니아 고대도시 앰피폴리스에서 발굴된 초대형 무덤의 방에 있는 목관 내부와 주변에서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유골들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골은 대리석으로 만든 스핑크스와 여인상 기둥, 모자이크 등으로 장식된 3개의 방 중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방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골 주인이 안치됐던 목관은 부식이 심해 상아 조각품과 유리장식, 못 등만 남은 상태였다고 그리스 내부부는 설명했습니다.

앰피폴리스는 아테네에서 600㎞ 떨어진 곳으로, 알렉산더 대왕(BC356~323)이 다스렸던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 도시였습니다.

이곳에서 그리스 발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화려하고 웅장한 무덤이 발굴되자 현지 언론이나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냐를 놓고 비상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고고학계는 알렉산더의 모친 올림피아스나 부인 록사나 등 아주 가까운 가족이 무덤의 주인일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유해가 무덤의 주인을 밝혀줄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라며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테살로니키 대학의 미칼리스 티베리오스 교수는 AP통신에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무덤 주인의 성별과 연령 확인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후보자의 한명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친구이자 군인이었던 네아르코스를 지목했습니다.

앰피폴리스에서 성장한 네아르코스는 알렉산더가 동쪽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인더스강에서 티그리스강까지 함대를 지휘했습니다.

발굴단장인 카테리나 페리스테리도 아주 위대한 인물들, 예를 들어 영웅으로 추앙됐을 대장군 등이 무덤의 주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에서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기원전 323년에 사망한 알렉산더 대왕 본인의 무덤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알렉산더는 자신이 건설한 이집트 도시 알렉산드리아에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가 묻힌 정확한 지점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입니다.

알렉산더가 사망한 이후 군인들은 대제국의 통치권을 놓고 수년간 전쟁을 벌였고 그 와중에 올림피아스나 록사나, 이복동생의 아들 등 알렉산더 가족 대부분이 앰피폴리스 인근에서 살해됐습니다.

그리스 문화부는 "전문가들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유골에 대한 감식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무덤의 특징들로 볼 때 유골 주인은 아주 강력했던 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