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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세계로 뻗는 中 고속철…관심 집중

임상범 기자

입력 : 2014.11.11 12:55|수정 : 2015.03.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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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터키 수도 앙카라와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을 오가는 고속철이 개통됐습니다.

총 길이 533km 구간을 시속 250km로 달리는 이 고속철은 중국이 해외에서 수주한 첫 번째 성과물입니다.

[왕멍수/중국공정원 원사 : (수출용) 중국 고속철은 안정성이 아주 우수한 데다 속도도 빠르고 원가도 저렴해 경제적입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싱가포르와 고속철 공급 사업자 계약을 맺었고, 6월에는 아르헨티나와 전동차량 부속품 및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올 들어 중국의 고속철 기업들이 해외에서 따낸 수주 규모는 1천3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22조 2천500억 원에 달합니다.

중국은 또, 아프리카 지역에서 대형 철도 건설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기간시설에 대한 장악력도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아프리카 순방길에 나선 리커창 총리가 1천385km에 달하는 나이지리아 해안 철도 사업권을 따내는 고속철 세일즈 외교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리커창 총리 : 개혁개방 이래 중국의 철도 건설 발전 속도가 아주 빨라서 현재 철도 총 길이는 세계 2위이고, 고속철 운영 거리는 세계 1위입니다.]

가격경쟁력에 이 같은 정부의 측면지원까지 받으며 중국 고속철은 어느새 일본, 독일, 프랑스 등 고속철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중국 고속철의 양대 산맥인 중국 난처와 중국베이처가 합병을 선언하며 총자산 50조 원대 '공룡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 해외 사업 입찰에서 보였던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풍에 돛 단 듯 질주하던 중국 고속철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멕시코가 지난 7일 중국 국영기업과 추진키로 했던 4조 원대 고속철도 건설 사업 계약을 돌연 취소하고 사업자 선정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법을 통해 우리의 합법적인 권리를 지킬 겁니다.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멕시코에 있지 중국 기업과는 무관합니다.]

멕시코 야당에서는 정부가 중국 측에 입찰 과정에서 유리한 정보를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호화 사저를 뇌물로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낙찰 직전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이 한꺼번에 입찰을 포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한때 부도덕한 사업 방식으로 '비리철'이라는 오명을 썼던 중국 고속철이 다시금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무대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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