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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봉쇄' 방불케 하는 중국의 APEC정상회의 경비

입력 : 2014.11.10 14:51|수정 : 2014.11.10 14:51


중국이 장시간 심혈을 기울여온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일부터 공식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APEC 행사장 주변을 비롯한 베이징 시내 곳곳은 '요새 봉쇄'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당국은 지난 6일 APEC회의 개막을 전후해 베이징시 중심에서 북쪽지역에 있는 '국가회의센터' 주변에 대해 일반인과 일반차량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했다.

베이징시 외곽에 있는 옌치후(雁栖湖)로 향하는 길목도 통제됐다.

11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곳은 시내에서 차로 1시간20분가량 걸리는 곳에 있다.

사전에 중국당국으로부터 취재허가증을 받은 기자도 이날 옌치후에 설치된 미디어센터에 가기 위해 '국가회의센터' 내에 있는 지정장소에서 한 시간에 한 대씩 운영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옌치후 미디어센터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모두 세 차례 안전검사를 받았지만, 미디어센터에서 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소까지는 아예 접근할 수 없었다.

옌치후 주변을 비롯해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대규모 경찰과 거리순찰대가 배치됐다.

옌치후 미디어센터 안에서는 기자보다는 자원봉사자, 안전요원, 경찰 등이 2∼3배 많은 듯 보였다.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달 말 APEC 회의 기간에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100만 명 규모의 거리 순찰대를 운영키로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일 정오부터 경비수준은 더욱 강화됐다.

'국가회의센터'와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등을 포함한 베이징시 북부지역 사방 4∼5개 블럭 전체로 통제구역이 확대됐다.

이는 국제회의센터 등에서 각국 정상들의 공식활동이 진행되고 이날 밤 올림픽 주경기장 내 수영경기장인 '수이리팡'(水立方)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베푸는 환영 만찬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상회의 당일인 11일에는 옌치후로 향하는 길이 완전히 끊어진다.

오전 5시∼오전 5시30분 국가회의센터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유일한 '끈'이다.

이날 오전 0시부터 자정까지 옌치후 APEC 회의장에서 반경 5㎞ 지역에서는 일반 무선통신도 차단된다.

APEC 기간 이런 광범위한 통제가 지속하면서 시민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중국당국은 APEC 기간에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3일부터는 차량 2부제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엇갈린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테러사건이 잇따르는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마땅히 APEC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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