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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혜걸 "전자담배, 금연수단으로는 미봉책"

입력 : 2014.11.07 09:53|수정 : 2014.11.07 13:49

*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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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최근 국립암센터가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분석했는데요. 폐암 환자 10명 중 3명이 여성이고, 88%는 평생 흡연 경험이 없었다고 합니다. 흡연이 폐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이다, 그렇게 알고 있는데 이 분석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또 폐암 발병 원인은 무엇이고 또 폐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에서 폐암과 관련한 이야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 의학박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 전에 국립암센터에서 암 통계자료를 내놨는데요. 2001년부터 2014년 사이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를 보니 10명 중 3명이 여자였고, 여성 환자 중 88%, 거의 대다수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거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 홍혜걸 의학박사:
지금까지 담배를 피우는 분들의 논리 가운데, 이런 게 있었습니다. 담배를 피워도 폐암에 걸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 실제 통계를 보면 폐암 환자 10명 중 한 명은 비흡연자였습니다.

예컨대 영국의 버트런드 러셀 같은 경우는 노벨상 받은 분이잖아요. 이분은 체인 스모커입니다. 매일 그 줄담배를 피웠는데, 98세까지 살았다. 그래서 이 담배가 꼭 폐암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라고 이제 설명을 해왔는데요.

이번 국립암센터의 연구는 안 피우는 분이 폐암에 걸리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또는 피우는 분이 폐암에 안 걸리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이게 그 나중에 원인을 따져보니까. 그런 경우도 간접흡연이라고 하는 매개체가 관여 됐다. 결국은 흡연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라는 사실을 이야기 한 거죠. 그런 데에 상당히 좀 의미가 있는 연구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 한수진/사회자:
간접흡연이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러니까 그분은 안 피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담배연기가 관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좀 더 설명을 드리면, 비행기 안에서 전면적으로 금연이 시행된 게 불과 96년도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18년 전만해도, 지금은 상상하기 힘듭니다마는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야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보면 버스 안에서도 다 담배들 피셨잖아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러게 말입니다. 그때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이라 하더라도 그때 그 담배 연기가 계속 폐 점막에 손상을 초래한 거죠. 아시다시피 담배가 폐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 과정이 수 십 년간에 걸쳐 진행되는 거죠. 암이라고 하는 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일주일 사이에 생기는 게 아니고, 적어도 삼, 사십년 동안 어떤 특정 세포에 손상이 계속 축적되면서, 시달리면서 생기는 게 암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과거에는 우리가 흡연에 상당히 관대했던 문화였기 때문에 그 당시를 살았던 여성들, 그 당시 20, 30, 10대를 살았던 분들이 지금 50 ~ 60대가 되면서 폐암이 생긴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거네요. 

▶ 홍혜걸 의학박사:
어휴 그럼요. 그래서 뭐 여러 가지 핑계가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안 피우는 분들도 폐암이 생긴다, 이거는 이제 간접흡연이 관여했단 이야기고요. 또 피우는 분들도 폐암이 안 생길 경우도 있다, 뭐 그 말도 맞는 말이지만 그거는 이제 인구의 극소수이고, 폐 점막의 유전자가 담배 연기에 저항하는 체질이 있기는 합니다.

그건 뭐 저도 없다고는 부인은 못 하겠는데요. 있긴 합니다만 문제는, 내가 그런 체질, DNA를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그런 기술이 현재까지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 종합을 해도 역시 최선은 뭐 금연하는 거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네요. 그리고요, 박사님, 담배 끊은 지 10년, 20년 지났는데도 폐암에 걸리더라 또 이런 이야기들도 하시잖아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런데 그래도, 그런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현재까지 최선은 금연입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고 싶어요. 이게 폐암을 비롯한 모든 질병이 발생하는 과정이 이른바 그 문지방 이론이라는 게 좀 관여합니다.

물이 100도에서 끓는 것처럼, 예컨대 99도까지는 군불을 때워도 끓지는 않잖아요. 100도를 딱 넘어가면 이제 드디어 비로소 끓는데요. 질병의 발생 과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어떤 유해 인자, 담배 가루 뿐 아니라 무슨 뭐 세균 바이러스, 아니면 뭐 햇볕 자외선, 석면가루 등등 여러 가지가 세포를 계속 시달리게 하는데요. 그게 문지방을 넘어서면서 이제 비로소 암이 생긴다, 이런 과정이 관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그 문지방은 다 다릅니다. 예를 들면 어떤 분은 뭐 담배를 평생 뭐 1만개 비를 피우면 폐암이 걸린다, 어떤 분은 9천개 비를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 이렇게 가정을 할 때, 예컨대 어떤 사람의 유전자가 1만개 비가 문지방에 해당된다고 한다면 이론적으로 그분은 9999개비를 피우고 멈춘다면, 그러면 암에 안 걸리고 한 평생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늦었다하더라도 나이 60이든 70이든 금연하시는 게 아까 말씀드린 문지방 이론에 해당되기 때문에 폐암에 안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 폐암이라는 거는요, 굉장히 고통스러운 암입니다. 현재 암 사망률 1등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호스피스 전문가들에게 물어봐요. 말기 암을 많이 돌본 전문가들이잖아요. 어떤 암을 가장 힘들어하십니까, 그러면 그 분들의 공통적인 답변이 위암도 아니고, 간암도 아니고 심지어는 뭐 여러분들이 그 무섭다고 알려진 췌장암도 아니고, 폐암을 한결 같이 이야기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폐암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한다. 

▶ 홍혜걸 의학박사:
예, 이게 왜냐하면 말이죠. 다른 암은, 예컨대 통증을, 뭐 통증이라는 게 이제 암세포가 조직을 침범해서 칼로 찌르듯 뭐 불에 태우듯이 날카롭게 아픈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정도의 통증은 이른바 그 마약 진통제로 통제가 가능해요. 안 아프게 해줍니다, 그게 가능하다는 이야깁니다. 아니면 뭐 신경을 파괴하거나 차단하는 그런 수술도 있고요.

그런데 폐암은 알다시피 숨을 못 쉬게 하잖아요. 이게 폐포에 공기가 차야 하는데, 망가지면서 피가 차면서 숨을 못 쉬니까 그 숨을 못 쉬는 고통은 아직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의학적인 수단이 전무합니다.

그래서 앉아서 숨을 색색 그냥 갈비뼈 사이로 그 사이가 움푹움푹 파일 정도로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는데 이거는 정말 백약이 무효예요. 그래서 저도 그런 분들 곁에서 지켜보면 야 이거 금연해야겠구나, 정말 폐암이 고통스럽구나 이런 걸 많이 느낍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오늘 말씀 들으시는 분들, 그냥 담배 끊으세요. 이런 말씀을 듣고도 담배 계속 피우시면 안 됩니다. 그런데요. 박사님 최근에 보면 또 뭐 전자담배 피우시는 분들 계시던데 어떨까요, 역시 우리 몸에 해롭죠?
 
▶ 홍혜걸 의학박사:
전자담배 이거 미봉책입니다.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서 뭐 여러 가지 권위 있는 기관에서 이걸 공식적인 금연수단으로 아직 권장하고 있지 않고 있고요. 전자담배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암물질, 유해물질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죠, 양은 적지만.

그래서 의지를 동원해서 끊어야 합니다. 참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요. 의지를 동원해서 강력하게 끊어야 하고, 몸에 좋은 뭔가를 하나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금연 자체를 어떻게 할 까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상징적으로 뭐 운동을 한다든지 이렇게 뭐 몸에 좋은걸 한 가지를 지금 하는 게, 심리학적으로 이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요, 한 번 시도를 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습니다. 폐암 사망률 1위라고 하셨어요, 우리가. 우리가 이제 또 성인 흡연율도 1위라고 하잖아요. 정말 달갑지 않은 1위인데, 분명 이게 연관성이 있는 거예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렇습니다. 네, 그래서 금연에 대한 사회적인 압력이 좀 가중되는 것은 꼭 필요해 보이고요. 이 담배는 정말 아예 피우지 않는 게 역시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이라도 당장 끊으시길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자, 운동도 좋고요, 어떤 방법이라도 좋으니까 담배를 당장 끊을 수 있는 금연을 실천하는 게 최선인 것 같습니다. 박사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홍혜걸 메디컬 이슈>, 홍혜걸 박사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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