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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가짜 파워블로거' 수십억 사기극의 최후

박아름 기자

입력 : 2014.11.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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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습니다마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해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파워블로거'라고 하죠. 이 '파워블로거' 행세를 하면서 명품을 싸게 사주겠다. 이렇게 해서 수십억 원을 가로챈 20대 여성이 붙잡혔습니다. 파워블로그가 어떻게 해서 명품을 싸게 사줄 수 있는지 저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오늘(7일) 현장 브리핑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아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일단 이 사건이 9월 달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는데 제 궁금증을 풀어주려면 이게 어떤 사건인지부터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가자>

네, 이게 이른바 '파워블로거' 사칭 사기 사건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인터넷에서 블로그의 힘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까 이걸 토대로 사기를 친 겁니다.

업체들한테 협찬을 받아서 내가 물건을 값 싸게 좀 사서 전달을 해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건데요, 소개했던 물건들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명품 시계와 가방, 또 수입 자동차, 심지어는 고급주택까지 포함됐습니다.

이런 매물들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싼값에 구매 대행을 해주겠다고 속였는데요, 범행 방식은 이렇습니다.

일단 처음에는 자기 돈으로 제값을 주고 명품을 산 뒤 고객에게는 반값에 제품을 판매합니다.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한 다음에 한꺼번에 여러 사람에게 주문을 받고 그 거액의 대금을 챙기는 방식입니다.

<앵커>

듣고 보니까 이게 무슨 옛날에 했던 다단계 비슷한 이런 방식처럼 느껴지는데 좀 자세히 알아보죠. 그런데 이번 범행의 발단이 처음에는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고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첫 발단이 됐다면서요? 이건 또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이게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점이 좀 특이한데요, "자신이 파워블로거다." 이런 거짓말을 누구한테 처음으로 했느냐 했더니 그게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7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범행을 저지른 23살 박 모 씨는 특별한 직업은 없는 평범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비를 모아서 어머니에게 승용차를 선물합니다.

여기까지는 좀 효심이 깊어 보인다. 이렇게 여겨지는데, 평소 박 씨한테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무슨 돈으로 샀느냐고 걱정을 합니다.

이에 대해 박 씨가 자신이 유명 포털의 파워블로거여서 할인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앵커>

이때까지는 그러니까 선의의 거짓말을 한 거군요.

<기자>

그런 셈이죠. 어머니가 그런데 박 씨의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고 주위에 자랑을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딸이 파워블로거 영향력 2위라서 파격적인 협찬을 받고 있다.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전한 거죠.

주위에서 들은 친인척들이 당연히 앞다퉈서 이렇게 명품을 싸게 사달라고 요청을 했고, 박 씨는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돌려막기' 식으로 물품을 공급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현금이 모자라서 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얘기를 듣고 보니까 범행 자체를 합리화할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굉장히 안타깝기도 하고 또,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러나 이게 큰 범행으로 이어지는데는 또 다른 사연이 있다면서요? 그것만이 아니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 씨가 워낙 수완이 좋으니까 박 씨의 사촌 언니가 "지인의 명품까지 구매를 해달라."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니까 박 씨가 감당을 못하고 자신이 했던 거짓말을 실토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사촌 언니가 이걸 말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제 본격적으로 범행을 해보자. 이런 식으로 제안을 하게 됩니다. 검찰의 설명을 한 번 들어보시죠.

[전승수/동부지검 : 이미 지인들한테 자랑해 놓은 것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고 범행을 확대하자고 제안하면서 주도적으로 피해자를 모아서 (범행한 겁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싼값에 명품을 사고 싶어하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할인을 받으려면 일단 예치금을 넣어야 한다면서 돈을 미리 받아 챙기기도 했고요, 또 고급 헤어샵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부유층에게까지 박 씨의 존재가 알려집니다.

피해자 가운데는 프로축구 감독 부인과 현역 프로야구 선수, 중견기업 회장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피해자 스무 명에게 가로챈 대금이 무려 42억 원에 이릅니다.

어찌 보면 선의의 거짓말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처음의 사소한 거짓말이 결국은 큰 범행으로까지 이어진 겁니다.

<앵커>

23살 평범한 여상이 감당하기엔 일이 너무 커진 거군요, 그런데 이제 최근에 명품구매 대행, 파워블로거 이런 개념들이 나오면서 이게 사회 문제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도 사실 블로그를 잘 안 해서 이게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 잘 몰랐는데, 블로거들이 영향력이 커지면 상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또 명품 같은 것을 공동구매를 해서 대행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명한 블로그에 사람이 모이게 되는데요, 보통 '파워블로거'라고 하면 하루 평균 3천 명이 넘는 방문자를 가진 블로그의 운영자를 말합니다.

이 블로거가 무언가를 올리면 하루 3천 명이 본다는 뜻인데, 이렇게 영향력이 크다 보니까 잘못된 방향으로 쓰일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제품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경우도 있었고요, 이번 사건을 보면 박 씨의 블로그에 거의 방문자가 없습니다.

지금 나오는 게 박 씨 블로그인데요, 본인이 올린 글도 거의 없고요, 파워블로거와는 전혀 거리가 먼 상태였는데도, 피해자들은 비공개 블로그라는 말에 속아서 박 씨에게 돈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재력이 안 되면서도 싼값에 명품을 사려는 욕심, 또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있는 보이려는 허영심이 합쳐져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명품 열풍이 얼마나 허항된 것인가 이런 씁쓸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