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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푸틴 아이콘' 러시아 배우, 의문의 죽음

안서현 기자

입력 : 2014.11.06 15:15|수정 : 2014.11.06 15:2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반대에 앞장선 유명 러시아 배우가 집에서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러시아 경찰은 배우 49살 알렉세이 데보첸코가 모스크바 북부 지역에 있는 자택 수영장에서 피를 흘리고 숨져 있는 것을 친구가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폭행을 당한 흔적은 없으며 술에 취한 채 머리에 부딪혀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의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또 친정부 매체인 라이프뉴스는 데보첸코가 유리문에 부딪히면서 손목에 큰 상처를 입었고 머리부터 수영장으로 빠진 뒤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빈 위스키병과 마약의 일종인 페나제팜이 시신 옆에서 발견됐다고 라이프뉴스는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타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데보첸코가 워낙 푸틴 반대 활동을 공개적으로 벌였기 때문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모스크바 극단 소속 배우이면서 인기 TV 드라마 '페테르부르크의 범죄자들'과 '우보이나야 실라'에 출연해 탤런트로도 인기가 높은 데보첸코는 지난 2011년 러시아 정부가 주는 상을 거부하면서 푸틴 반대 진영의 간판이 됐습니다.

당시 푸틴이 수여하는 상을 받는 것은 치욕스럽다며 수상을 거부한 그는 "푸틴의 거짓말과 가식, 합법을 가장한 도둑질과 수뢰 등을 참을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푸틴을 비난했습니다.

그는 동료 배우들에게 국가를 칭송하고 유대인을 반대하는 스탈린식 선동 영화나 TV 프로에 출연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또 '거짓말을 일삼는 친정부 매체와 인터뷰를 거부하고 크렘린이 연관된 행사에는 참석하지 말라고 권유했습니다.

러시아 재야 단체 시민전선연합 회원인 데보첸코는 여러 차례 푸틴 반대 거리 시위에도 나섰고 지난 3월에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반대하는 영화인 성명에도 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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