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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입원 6개월…조용히 변화하는 삼성

임태우 기자

입력 : 2014.11.05 07:51|수정 : 2014.11.05 10:37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늘(5일)로 입원 6개월째를 맞습니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삼성은 안팎으로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쇄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주력인 삼성전자의 2∼3분기 실적 악화로 그룹 전체에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입니다.

삼성은 이 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직접 촉발된 위기를 맞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글로벌 시장 경쟁에 대응하느라 상당한 피로감이 쌓인 상태입니다.

일상 업무는 계열사별로 처리합니다.

주요 업무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경영진이 협의하고, 더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적 하강 국면에서 나름의 반전 카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하라'는 역발상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1차로 15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평택 고덕지구 반도체 공장 투자를 1년 앞당겨 실행에 옮긴 게 대표적이입니다.

사물인터넷과 기업간거래 부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으며, 2차전지와 바이오의약 등 신수종사업 일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7년간 끌어온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피해 보상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지만 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회장 입원 직후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의 사과로 태도 변화를 보여 어렵사리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3년 넘게 소송전을 벌여온 애플과도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하는 등 협상에 진전을 이끌어냈습니다.

애플에 모바일 AP 공급도 재개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무선사업부 임직원 500여 명을 재배치하고 본사 스태프 인력을 영업부문 등 현장에 내보내는 한편 해외 출장비 삭감 등으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독려했습니다.

삼성전기가 11년 만에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았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출범 후 처음 경영진단 대상이 됐습니다.

이 회장이 장기 입원한 가운데 주목되는 대목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입니다.

삼성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을 다음 달 18일, 삼성SDS를 이달 14일 각각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제일모직의 조기 상장이 알려지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업구조 재편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고 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넘기면서 시작된 구조 재편은 최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승인까지 이어졌습니다.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 합병,삼성코닝정밀소재 매각,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삼성SDI의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사명 변경,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결정 등이 뒤따랐습니다.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간에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이어져 순환출자구조 중 일부는 고리가 끊어졌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취득을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받아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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