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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수 홈블로킹 금지 합의 이어질까

입력 : 2014.11.04 11:51|수정 : 2014.11.04 11:51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플레이오프 도중 이례적으로 '신사협정'을 맺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6회말 무사 1, 2루에서 넥센 유격수 강정호와 LG 포수 최경철의 충돌이 발단이었다.

강정호는 이성열의 우전 안타 때 2루에서 3루 베이스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다가 최경철과 부딪치고 나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강정호가 최경철의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 슬라이딩을 했기에 망정이지 최경철을 강하게 들이받았다면 두 선수 모두 크게 다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염경엽 넥센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에게 제안했다.

"포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홈을 막는 블로킹을 하지 말자"는 제의였다.

양 감독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합의였다.

물론 메이저리그처럼 구속력을 지닌 규정이 아니라 합의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후 경기에서 협정 위반을 의심할만한 사례가 여러 차례 연출되기는 했다.

포수 블로킹이 급박한 상황에서 나오는데다 포수들이 계속해서 훈련해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습관을 단시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여기에 마지막 4차전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빈볼 시비까지 나왔지만 그럼에도 두 팀이 맺은 약속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스포츠의 기본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되새기게 했고, 한국 프로야구의 품격을 높여주는 '아름다운 약속'이었다.

이제 포스트 시즌은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로 접어들었다.

날씨는 더욱 추워져 부상 위험은 더욱 커졌다.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와는 비교가 안 되는 더 치열한 전쟁터다.

주자나 포수 모두 저돌적인 홈 대결을 벌일 경우 부상은 필연적이다.

야구팬들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승부를 원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홈 충돌 때문에 다쳐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것보다 안타까운 일은 없다.

더군다나 강정호는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염경엽 넥센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의 합의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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