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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상 "평소 외로움 즐겨…'뮤지션'이라 불리고파"

입력 : 2014.11.04 08:05|수정 : 2014.11.04 08:05

데뷔 미니앨범 '피아노포르테' 발매


약관의 청년이 오롯이 자작곡으로 채운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편곡에도 참여했고 피아노도 직접 쳐서 녹음했다.

묘한 성숙함이 묻어나는 음악이나 '가사를 중시한다'는 설명에서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진다. 음악을 찬찬히 들어보면 아이유가 듀엣을 제안했다는 소속사의 설명이 과장된 홍보 문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싱어송라이터로는 더 나은 칭찬이 없을 '제2의 유재하'라는 찬사와 함께 데뷔한 윤현상(20) 이야기다. 최근 앨범 '피아노포르테'를 발매한 그를 3일 서울 종로에서 만났다.

2012년 'K팝스타'에 출연해 부드러운 음색과 뛰어난 작곡 실력을 뽐내며 '톱7'에 진출한 이후 2년만의 정식 데뷔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에 비해 오래 걸렸다.

"짧은 시간은 아녔어요. 또래 친구들은 군대에 간 시기기도 했죠. 곡작업 하면서 조금 힘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음악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오래 걸렸지만 뿌듯해요."

앨범에는 공동 타이틀곡 '나 평생 그대 곁을 지킬게'와 '언제쯤이면'을 비롯해 여섯 곡이 수록됐다. 특히 아이유와 함께 부른 '언제쯤이면'은 발매와 함께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리며 신인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냈다.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웃음) 먼저 데뷔한 'K팝스타' 친구들이 '나 순위 내려갔어'하면 '그런 거 신경쓰지 마라'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저야말로 계속 순위를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성적이) 욕심이 나기는 합니다."

윤현상은 지난주 아이유와 처음 방송 무대에 섰다. 아이유는 동갑내기(윤현상은 빠른 1994년 생이다) 친구로 그의 소속사 결정도 도왔다. 그는 방송을 하면서 비로소 데뷔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고 했다.

"원래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많이 했나봐요. 무대에서 내려오니 '이제 공연이 끝났다'는 생각에 몸에 힘이 풀리더라고요. 아이유와 서로 '수고했다'고 했죠."

앨범에는 사랑에 대한 노래가 절반, 이별에 대한 노래가 절반이다. 그는 자신의 감성에는 '이별'이 조금 더 가깝다고 했다.

"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을 담으려 했어요. 상대적으로 이별 노래가 제 정서에 더 맞기는 해요. 다만 너무 무겁게 가기보다는 가벼운 노래도 담으면서 다채로운 색을 표현하고 싶었죠."

그는 "'오늘밤'을 제외하면 모두 내 경험이 토대가 됐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직 '어린' 나이에 대단한 감수성이다.

"평소에 외로움을 즐기는 편이에요. 외로우면 아예 밑바닥까지 치려고 하죠.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곡을 쓸 때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의 목소리와 노래에는 묘하게 '올드한' 감성이 묻어난다. 고(故) 유재하나 김광진(더클래식)의 순수한 서정성이 느껴진다.

"7~8살 때부터 어머니와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차에 어머니가 좋아하는 가수의 테이프가 있었죠. 안치환, 김건모 선배님의 음악을 들으면서 컸어요. '빗속의 여인', '내가 만일'과 같은 노래를 좋아했죠."

어렸을 때부터 기획사에서 생산된 음악이 아닌 철학이 있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접해서일까. 그는 "사상을 담은 음악이 좋다"고도 했고, "가수는 노래도 하지만 가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라고도 했다.


어떤 수식어를 바라냐고 물으니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영광이다. 음악을 표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했다.

음반 작업 과정에서 영국의 '포크 신성' 제이크 버그의 "선배들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는 인터뷰를 보고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는 자신의 다잡았다는 그는 '신인' 답지 않은 당찬 각오를 보여줬다.

"데뷔하면서 방송국에서 공연을 처음했는데 정글같다고 느꼈어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것 같았죠. 하지만 이를 악물고 하지는 말자고 생각했어요. 경쟁 의식을 가지면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질 것 같아서 '내 음악에 집중하자. 초심을 지켜나가자'라고 다짐했죠."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에게 보여줄 숨겨둔 장기도 많은 것 같다. 고교생 시절 록밴드에서 활약했고, 힙합도 멋지다고 했다. "공연에서 발라드만 부르면 팬들이 주무실 것 같아서 신나는 음악도 들려드리려 한다"며 웃는 그의 표정에 다양한 스타일의 보컬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기다려주셔서 저도 놀랐어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음악적으로 계속 발전하고, 팬들과 소통하면서 한 사람으로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애착이 가는 가사 한 줄을 골라달라 요청하니 노래 제목이기도 한 '나 평생 그대 곁을 지킬게'를 꼽는다.

"사랑 고백에 어떤 말이 멋질까 고민했는데 꾸밈이 많은 표현보다 이 말이 더 멋진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제 팬들께 해주고픈 말이기도 하네요.(웃음)"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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